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개막을 앞두고 참가국에 크고 작은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우승 후보' 도미니카 공화국은 5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MLB) 강타자 블라디미르 게레로(토론토 블루제이스)를 잃었다. 그는 4일 출전한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시범경기에서 오른쪽 무릎 부상을 당했고,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역대 최강 전력을 구축한 일본도 주전 외야수이자 빅리거 스즈키 세이야가 지난달 소속팀(시카고 컵스) 훈련을 소화하다가 왼쪽 옆구리 부상을 호소한 뒤 WBC 출전을 포기했다.
남일이 아니다. 한국 대표팀도 100% 전력 가동을 장담할 수 없다. 주전 3루수 최정의 컨디션이 안 좋다. 4일 열린 SSG 랜더스와의 평가전에서도 출전하지 못했다. 외야수 박건우가 자리를 메웠다.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그는 KBO리그 통산 최다 홈런(429개)을 기록한 역대 최고의 3루수 중 한 명이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지만, 변수가 많은 단기전 특성을 고려하면, B플랜도 필요해 보인다.
이번 대표팀에 주 포지션이 3루수인 선수는 최정 한 명 뿐이다. 포지션별 백업을 뒀지만, '전문' 유틸리티 플레이어도 마땅치 않다. 만약 최정이 경기에 나서지 못할 상황이라면, 3루 수비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가 자리를 대신 메워야 한다. 최정의 출전이 능사가 아닐 수 있다.
'국내파'이자 각각 유격수와 2루수 백업인 오지환과 김혜성은 3루수가 익숙하지 않다. 프로 데뷔 뒤 100이닝도 소화하지 않았다. 하지만 '메이저리거 듀오'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있어 시름을 덜었다. 비교적 최근 핫코너를 지켰다.
김하성은 MLB 데뷔 첫 시즌(2021) 유격수(260이닝) 다음으로 3루수(165와 3분의 2이닝)를 많이 소화했다. 풀타임 유격수로 나선 2022시즌도 소속팀 주전 3루수 매니 마차도가 결장한 경기에 그의 임무를 대신했다. 마차도의 이적설이 나왔던 지난달 중순, 현지 언론은 김하성이 3루수를 맡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2021시즌 2루수 부문 내셔널리그(NL)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에드먼도 빅리그 데뷔 시즌(2020) 주 포지션(2루수)보다 3루수로 더 많은 이닝(382와 3분의 1이닝)을 막았다.
에드먼의 백업으로 여겨졌던 김혜성은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 실전 경기에서 6할(0.643)대 타율을 기록하며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주전감'으로 평가받았다.
오지환은 소속팀(LG 트윈스)에서 유격수로만 나섰다. 김혜성은 KBO리그 역대 최초로 유격수와 2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선수다. 만약 에드먼이 3루수를 맡으면, 당연히 그가 2루수로 나설 수 있다. 컨디션에 따라서는 김하성이 3루수를 맡았을 때 유격수로 나설 수도 있다.
단기전은 기세 싸움이다. 주축 선수의 예기치 않은 이탈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하지만 빅리거 듀오가 있어 든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