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023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4개 구단 대표선수들이 우승트로피를 가운데에 놓고 단체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봄 농구’를 앞두고 여자프로농구(WKBL) 6개 구단 감독과 선수들이 6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플레이오프(PO) 기자회견에서 우승 각오를 다졌다. 3전 2승제인 2022~23시즌 WKBL PO는 정규리그 1위 아산 우리은행과 4위 인천 신한은행, 2위 부산 BNK와 3위 용인 삼성생명이 맞붙는다. PO 승자끼리 오는 19일 예정된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을 치른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격돌하는 첫 경기(11일)부터 ‘빅 매치’다. 우리은행은 역대 최다인 통합우승(정규리그+챔피언결정전 우승) 9회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뒤를 이어 신한은행이 통합우승을 6회 했다. 올 시즌 상대전적은 4승 2패로 우리은행의 우위다.
우리은행 김단비(33·1m80㎝)와 신한은행 김소니아(30·1m77㎝)의 맞대결이 팬들의 기대감을 높인다. 둘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유니폼을 서로 바꿔 입었다. 김단비는 신한은행에서 우리은행으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 정규리그 우승·최우수선수상(MVP) 등극 등 5관왕을 이뤘다. 김단비의 FA 보상선수가 바로 올 시즌 득점상(평균 18.87점)을 받은 김소니아다.
김단비와 김소니아의 맞대결은 서로에게도 자극이 된다.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김소니아가 “사실 단비 언니가 나보다 힘이 강한 거 같다. 그러나 이기려고 노력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자 김단비가 “정규리그 때 내가 힘은 김소니아보다 자신 있다고 말했는데, (최근) 살이 빠졌다. 힘이 약해진 거 같다. 걱정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신한은행 코치로 있을 때 챔피언결정전 7회 우승을 경험했던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좋은 경기를 해야 한다는 건 (예년 시즌과) 똑같은데, 올 시즌을 앞두고 김단비를 영입했다. 신한은행을 상대로 PO를 치르는 김단비의 부담을 덜어주는 게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할 수 있게 하겠다. 우승 반지 한 개를 더 추가하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에 맞서는 구나단 신한은행 감독은 “김단비가 우리은행으로 FA 이적하면서 김소니아가 우리 팀의 새로운 에이스가 됐다. 좋은 활약으로 팀을 이끌어갔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라이벌이 아니다. 우리가 부족하다”며 몸을 낮추면서도 “우리는 도전자의 입장이다. 최선을 다해서 끝까지 싸우겠다. ‘포기하는 순간 시합은 끝났다’는 인기 만화의 구절이 생각난다”고 했다.
12일 열리는 BNK와 삼성생명의 경기는 양 팀 지도자 간 사연에 관심이 쏠린다. 임근배 삼성생명 감독과 박정은 BNK 감독은 2015~16시즌 지도자로 한솥밥을 먹은 사이. 당시 박정은 감독이 코치로서 임 감독을 보좌했다. 임근배 감독은 “BNK는 젊고 ‘통통’ 튀는 팀이다.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박정은 감독은 “승부는 냉정하다. 챔피언결정전 진출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어제의 동료가 오늘의 적’이 된 건 지도자뿐 아니다. 양 팀 맏언니인 삼성생명 배혜윤(34)과 BNK 김한별(37)도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둘은 2020~21시즌 삼성생명에서 챔피언결정전 우승 주역으로 활약했다. 배혜윤은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어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BNK 가드 이소희는 “한별 언니는 많은 경험이 있고 ‘농구 머리’가 참 좋은 선수”라며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