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홍(55)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은 선수 선발에 골몰하고 있다. K리그 현장 곳곳을 누비며 옥석 고르기가 한창이다.
황선홍호는 올해 9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 파리 올림픽 아시아예선(U-23 아시안컵 예선)을 치를 예정이다. U-23 아시안컵 예선은 9월 4일부터 9월 12일까지 열린다. 항저우 아시안게임(9월 23일~10월 8일) 일정과 붙어 있다.
두 대회의 선수 가용 폭은 다르다. 애초 지난해 개최 예정이었던 아시안게임이 코로나19 여파로 1년 연기되면서 1999년생(만 24세)까지 대회에 나설 수 있다. U-23 아시안컵 예선에 출전할 수 있는 마지노선 연령은 2001년생까지다. 두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아시안게임에서 활약할 수 있는 1999년생, U-23 아시안컵 예선에 나설 수 있는 2001년생 이후 출생 선수들을 관찰해야 한다.
다소 복잡한 상황 탓에 황선홍 감독은 분주하다. 2023시즌 개막전부터 K리그 현장을 찾아 선수들의 움직임을 꼼꼼하게 관찰하고 있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달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을 찾아 수원 삼성과 광주FC의 경기를 지켜봤다. 수원의 김태환(2000년생), 광주의 정호연(2000년생) 허율(2001년생) 엄지성(2002년생) 등을 주의 깊게 관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황선홍 감독은 귀빈석에서 강원FC와 울산 현대의 경기를 관전했다. 또 한 번 현장에 출석한 황 감독은 강원의 공격수 양현준(2002년생) 수비수 김진호(2000년생), 울산의 엄원상(1999년생) 풀백 조현택(2001년생) 공격수 장시영(2002년생)을 주시했을 가능성이 크다. 김진호를 제외하고 모두 U-23 대표팀에 뽑힌 경험이 있다. 황선홍(왼쪽에서 두 번째) 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강원FC와 울산 현대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황 감독은 2023시즌 개막전부터 현장을 누비며 아시안게임, 파리 올림픽에 나갈 선수들을 관찰하고 있다.(사진=강원FC)
하프타임 때 본지와 만난 김병지 강원 대표는 “황선홍 감독이 보고 싶은 선수가 있어 온 것 아니겠나. 물망에 오른 선수가 강원에 있다는 것 자체가 긍정적이다. 강원에서 대표 선수가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이날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선수는 단연 엄원상이다. 전반 21분 장시영 대신 그라운드를 밟은 엄원상은 후반 4분, 빠른 스피드를 활용한 공간 침투에 이어 득점포를 가동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시즌 울산의 우승을 이끈 데 이어 올 시즌에도 2경기 연속 골을 넣는 등 호조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마주한 엄원상은 “(올 시즌) 가장 큰 동기부여는 수상이다. 지난해에는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이번 시즌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수상을 노리고 있다”며 “수상을 할 정도로 잘하다 보면 대표팀이라는 좋은 곳에 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황선홍 U-23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켜본 강원FC와 울산 현대의 경기에서 가장 빛난 건 엄원상(가운데)이었다. 엄원상은 후반 4분 결승 골을 기록하며 울산의 승리를 이끌었다.(사진=프로축구연맹)
국내 무대에서 활약 중인 해당 연령대 선수들이 아시안게임 무대를 밟기 위해서는 리그에서의 활약이 절실하다. 항저우로 가는 문이 넓지 않은 탓이다. 아시안게임 최종 엔트리는 22명이다. 와일드카드(연령 무관) 3명에 골키퍼 3명, 이강인(마요르카)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오현규(셀틱) 등 황선홍호 합류가 유력한 이들을 제외하면 열 자리 남짓 남는다. 황선홍 감독의 눈에 들기 위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시안게임은 1999년생과 2000년생 선수들에게는 병역 면제 혜택이 걸린 마지막 대회다. 한국은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 최근 두 대회를 제패했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U-23 대표팀은 이달 평가전을 가진다. 상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후 6월, 9월 마지막 모의고사를 치른 후 파리 올림픽 아시아예선과 아시안게임에 출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