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혁은 지난해 11월 24일 NC 유니폼을 입었다. 주전 포수 양의지가 두산 베어스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한 NC는 그의 공백을 채울 대안으로 FA 시장을 물색했다. 임선남 NC 단장은 "박세혁은 한국시리즈 우승과 국가대표 경험을 지닌 안정감 있는 포수다. 경험과 성실함, 야구에 대한 진지한 태도가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4년, 총액 46억원(계약금 18억원, 총연봉 24억원, 총인센티브 4억원)을 베팅했다. 오버페이 논란이 있었지만 그만큼 안방 보강 필요성을 느낀 NC의 갈증이 컸다.
이적 후 첫 스프링캠프를 소화한 박세혁은 "한 팀에서 오랫동안 캠프를 치러왔기 때문에 이번 캠프는 개인적으로 색다르게 느껴졌고 마음가짐도 새롭다"며 "우리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나도 어릴 때 에너지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세혁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두산에 지명돼 줄곧 베어스에서만 뛰었다. 양의지가 NC로 이적한 2019년에는 주전으로 도약, 그해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원클럽맨'에 가까웠던 그였기 때문에 '이적'이라는 단어가 생소할 수 있지만 빠르게 팀에 녹아들고 있다.
세대교체가 진행된 NC는 리그에서 가장 '젊은 팀'이다. 지난 7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선수단 평균 연령이 27.1세로 리그에서 가장 낮다. 박세혁은 "두산보다 NC에 어린 투수들이 많다"며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거리를 좁힐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먼저 다가가서 마음을 헤아리고 개개인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게 리드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박세혁은 최근 두 시즌 부진했다. 2021시즌 타율이 0.219(237타수 52안타), 지난해 타율도 0.248(351타수 87안타)로 낮았다. 부진에 잔부상까지 겹쳐 생산성이 크게 하락했다. "너무 큰 돈을 투자했다"는 오버페이 논란이 나온 배경이다. 하지만 NC는 박세혁의 반등을 예상했다. 공격 못지않게 수비에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
유니폼을 갈아입은 박세혁은 캠프 기간 이를 악물었다. 그는 "투수들을 알아가기 위해 많은 피칭을 받았다. 수비에서는 조금 더 동작을 빠르게 하기 위해 순발력 운동을 했다"며 "타격은 비시즌에도 많이 준비했고 코칭스태프의 도움을 받아 메커니즘을 수정했다. 테이크백 동작과 타이밍에 초점을 두고 훈련했다"고 말했다.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NC는 최근 두 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대형 FA로 영입한 박세혁을 향해 세간의 이목이 쏠리는 건 당연하다. 누구보다 이 사실을 선수가 잘 안다. 박세혁은 "포수는 그라운드에 있는 모든 선수를 바라보는 위치"라며 "더그아웃에서도 고참급이기 때문에 (손)아섭이 형을 도와 팀 분위기를 밝고 활기차게 만들 수 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