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 모두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처음으로 외국 국적 선수를 선발했다. 한국은 토미 '현수' 에드먼, 일본은 라스 '타츠지' 눗바. 두 선수 모두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소속이라는 공통점도 눈길을 끌었다.
에드먼은 2021시즌 내셔널리그(NL) 2루수 부문 골드글러브 수상자다. 최근 3년 연속 풀타임 시즌을 소화했다. 눗바는 2022시즌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 소화한 신성. 홈런 14개를 쳤지만, 타율은 0.228에 불과했다. 그도 빼어난 외야 수비력을 더 인정받는 선수다.
두 선수 모두 9일 나란히 '어머니의 나라' 유니폼을 입고 WBC 데뷔전을 치렀다. 에드먼은 호주전, 눗바는 중국전에 나섰다.
에드먼의 타격감은 한신 타이거즈·오릭스 버팔로스와의 공식 평가전에서도 좋은 편이 아니었다. 호주전에서도 1번 타자·2루수로 나섰지만 6회까지 뜬공 2개와 삼진 1개를 기록하며 침묵했다. 다른 빅리거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까지 에드먼에 이어 나선 1·4·6회 타석에서 침묵했다.
수비력은 무난했다. 에드먼 특유의 '거미손' 수비를 보여줄 수 있는 타구가 많지 않았다. 3회 선두 타자 울리히 보야르스키의 가운데 느린 타구는 포구까지는 했지만, 송구로 잡아내진 못했다.
에드먼은 한국이 4-8로 지고 있던 8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서 볼넷을 얻어내며 추격 발판을 만들었다. 제구가 흔들린 투수를 상대로 덤비지 않고, 침착하게 승부했다. 한국은 이어진 상황에서 연속 3볼넷과 땅볼 등으로 3점을 추격했다.
에드먼은 7-8로 지고 있던 9회도 선두 타자로 나서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멀티 출루. 하지만 경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내주기도했다. 후속 김하성과 이정후가 모두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상황에서 도루를 시도했지만, 포수의 완벽한 송구에 아웃됐다.
눗바는 중국전에서 4타수 2안타 볼넷 2득점을 기록하며 일본의 8-1 완승을 이끌었다. 1번 타자로 나선 그는 1회 말 첫 타석부터 안타를 쳤고, 2회는 볼넷을 골라내 기회를 열었다. 일본이 좀처럼 다득점을 만들지 못하고 있던 4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안타를 치며 일본 대표팀 간판선수 오타니 쇼헤이 앞에 기회를 열었다. 오타니는 이어진 상황에서 주자 2명을 불러들이는 좌중간 2루타를 쳤다.
눗바는 3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중국 간판선수 뤄진쥔의 가운데 외야 빗맞은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내는 호수비도 보여줬다. 마운드 위 오타니가 두 손을 번쩍 들어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에드먼과 눗바는 10일 도쿄돔에서 열리는 한일전에 나선다. 에드먼은 이 경기 의미를 잘 알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일본전에서 이기면, 친분이 깊은 눗바를 1년 동안 놀릴 수 있다며 승리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은 탈락 위기다. 객관적인 전력도 일본에 밀린다. 고작 2경기로 WBC를 향한 관심이 소멸할 수 있다. 에드먼의 분전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