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울산 현대의 2023시즌 K리그1 3라운드가 열린다.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가 즐비한 두 팀 간 맞대결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도 이 경기를 관전할 예정이다. 지난 8일 한국 땅을 밟은 클린스만 감독은 K리그의 분위기, 선수 파악 등을 두 팀의 대결로 시작한다.
양 팀은 올 시즌 K리그1에서 가장 맹렬한 기세를 자랑한다. 서울은 인천 유나이티드와 광주FC를 꺾었고, 울산 현대는 ‘맞수’ 전북 현대와 강원FC를 연파하며 2연승을 내달렸다. 두 팀은 2승을 챙긴 포항 스틸러스와 함께 선두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안익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은 지난해 점유율을 극대화한 기조를 조금은 내려놓고 실리를 잡는 모양새다. 지난 시즌 최고 점유율(61.9%)을 기록한 서울은 올 시즌 치른 2경기에서 평균 점유율 44.9%로 K리그1 12개 팀 중 10위다.
점유율 욕심을 내려놓은 서울은 내려설 때는 확실히 웅크렸다가 빠른 역습을 노리고 압박할 때는 거세게 상대를 옥죄어 기회를 잡는다. 득점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지난해 경기당 0.88골을 기록, 빈공에 시달렸던 서울이 2경기에서 4골을 넣었다. 득점 패턴도 다채롭다. 코너킥 상황에서 2골, 역습으로 1골, 압박을 통한 상대 실수 유발로 1골을 낚아챘다.
디펜딩 챔피언인 울산은 강팀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아직 선수단 컨디션이 100%가 아닌 모습이지만, ‘승리’를 챙기고 있다. 공을 오래 점유하며 상대를 압도하는 울산 역시 지금까지는 내용보다 결과를 잡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5일 벌인 강원전이 그랬다. 경기를 주도하고도 좀체 골문을 열지 못한 울산은 도리어 강원의 날카로운 역습에 고전했다. 그러나 후반 초반 엄원상의 득점이 터졌고, 강원의 파상공세를 끝까지 막아내며 승점 3을 챙겼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선수단에 탑재된 ‘위닝 멘털리티’에 만족을 표한 바 있다.
서울과 울산의 경기 해설을 맡은 한준희 쿠팡 플레이 해설위원은 본지를 통해 “두 팀 모두 힘들게 (승리)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어려운 상황에서 승리를 가져가는, 이른바 꾸역 승을 거두며 강팀 면모를 뽐내고 있다. 승부를 내는 힘이 두 팀 모두 좋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두 팀의 격전지로는 ‘측면’을 꼽았다. 키 플레이어로 나상호와 엄원상을 꼽은 한준희 위원은 “나상호에게 공이 자주 전달되고, 그가 뭔가를 만들어낼 때 서울이 좋은 기회를 잡는다”며 “엄원상은 골도 계속 넣고 있고, 다른 울산 선수들보다 폼이 좋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나상호는 이번 시즌 서울이 치른 2경기에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순항에 힘을 보탰다. 아직 공격포인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공수 양면에서 기여도가 크다. 역습 때 드리블로 공을 운반하는 선봉장 역할도 맡는다. 반대편에서 활약하는 임상협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서 1골 1도움을 올린 임상협은 적응기 없이 서울 공격의 핵심으로 발돋움했다.
2경기 연속 골 맛을 본 엄원상은 울산의 해결사로 거듭났다. 주민규와 마틴 아담의 마수걸이 득점이 터지지 않고 있지만, 울산의 고민이 크지 않은 배경이다. 더불어 엄원상은 ‘서울 킬러’다. 지난해 울산 유니폼을 입은 뒤 서울전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2골 1도움)를 기록했다. 그의 발끝에 시선이 모이는 이유다.
울산은 서울의 천적이다. 2018년 4월 이후 서울전 15경기 무패(11승 4무)를 이어가고 있다. 2022시즌 네 차례 맞대결에서는 울산이 3승 1무를 거뒀다. 기세가 오른 서울 입장에서는 이번이 무승 사슬을 끊을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