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과 울산현대의 3라운드 경기가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후반 나상호가 선제골을 넣고 황의조의 축하를 받고 있다. 상암=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3.12/
나상호(27·FC서울)는 벌써 다음 월드컵을 바라본다. 위르겐 클린스만(59) 신임 축구대표팀 감독 체제에서도 꾸준하게 선발돼 또 한 번 ‘꿈의 무대’를 밟는 게 그의 목표다.
나상호는 지난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 2023 하나원큐 K리그1 3라운드 홈경기에서 선제골을 기록했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7분, 나상호는 왼쪽 측면에서 이태석이 내준 패스를 아크 정면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출렁였다. 3경기 만에 터진 마수걸이 득점이다.
마침 이날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장을 찾아 두 팀의 승부를 관전했다. 비록 서울은 선제 득점 직후 주민규에게 실점하고 경기 막판 골키퍼 최철원의 실수가 나오면서 1-2로 패했지만, 나상호는 클린스만 감독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마주한 클린스만 감독은 득점한 나상호와 주민규를 평가해달라는 말에 “두 선수 모두 아주 좋다”고 답했다.
하지만 나상호는 “그것(클린스만 감독의 관전)을 신경 쓰지 않았다. 울산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쳐야겠다고만 생각했다”고 전했다. 오른쪽 날개로 선발 출전한 나상호는 77분간 활약하며 팀플레이에 힘썼다. 그는 거센 압박, 짧은 패스, 이따금 드리블을 통한 공격 활로 개척 등에 집중하며 튀려고 하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의 눈에 들기 충분했다. 2023 프로축구 K리그1 FC서울과 울산현대의 3라운드 경기가 12일 오후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후반 나상호가 선제골을 넣고 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상암=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3.12/
‘벤투호 황태자’로 불린 나상호는 2018년 11월 호주와 친선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른 후 꾸준히 태극 마크를 달았다. 윙어 포지션에 공격력이 돋보이는 해외파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프턴) 등이 버티고 있지만,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은 나상호의 성실함과 헌신을 높이 샀다. 정규적으로 대표팀에 승선한 배경이다.
그러나 대표팀에서 저조한 경기력 탓에 비판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결국 세간의 의심을 지우는 것은 오롯이 본인의 몫이었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우루과이와 조별리그 1차전이 시선을 바꾼 ‘터닝 포인트’가 됐다. 부상당한 황희찬 대신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전한 나상호는 왕성한 활동량과 번뜩이는 드리블을 앞세워 거듭 우루과이 골문을 위협했다. 득점은 없었지만, 벤투 감독이 믿음을 보낸 이유를 증명한 한 판이었다.
물론 이제는 과거의 영광이다. ‘클린스만호’에 꾸준히 승선하려면 다시금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 나상호는 “감독님이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시는지 잘 모른다. 만약 소집된다면 (감독님이 원하는 것을) 빨리 캐치해서 그에 맞는 플레이를 하는 게 대표팀 안에서의 목표”라고 했다. 나상호.(사진=KFA)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도 계속해서 부름을 받아 두 번째 월드컵에 나서는 게 그의 소망이다. 나상호는 “벤투 감독님이 계실 때도 그렇고 꾸준하게 4년 동안 잘 준비해서 다음 월드컵도 도전하는 게 내 목표”라고 강조했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열릴 때면 나상호는 만 30세가 된다. 대개 축구선수들의 기량이 무르익는 시기다.
나상호는 “아직 보여줄 게 더 많다. 퍼포먼스를 조금씩 올리는 단계다. 차츰 경기하다 보면 더 좋은 퍼포먼스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나상호는 13일 발표된 3월 A매치 2연전(콜롬비아·우루과이)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황희찬이 햄스트링 부상에서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나상호가 2연전에서 선발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