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은 지난 15일 서울 모처에서 이 쇼케이스를 진행했는데 데뷔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습생들의 쇼케이스라는 점과 신청 메일을 보낸 팬들 중 추첨을 통해 관객들을 선정하기는 했지만 대외적인 공개 역시 이례적이라는 점에서 ‘SM 3.0’ 구현에 본격 착수한 신호탄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쇼케이스에 당첨된 사람들의 후기에 따르면 SM이 이번 쇼케이스에서 선보인 여자 연습생들은 20명 내외다. 나이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막내가 2010년생으로 전반적으로 어린 연습생들이 주류를 이뤘다. SM 아티스트들 특유의 빼어난 비주얼을 이들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등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선배 아티스트의 공연이나 자체 콘텐츠 등을 통해 데뷔가 임박한 연습생들을 사전에 노출하는 것은 이제 흔한 경우가 됐다. 그러나 그 이전 단계라고 하면 아직 능력을 키워가는 중인 만큼 기획사들은 대외적으로 공개하기 꺼리는 게 일반적이다. 계약을 맺었다 하더라도 연습생들은 연예인들의 전속계약과 달리 기간이 짧다보니 타 기획사에서 접촉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팬들은 전문가들과 평가 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다. 이들을 모니터링 요원으로 선정해 쇼케이스에 초청하는 것은 실력에 웬만한 자신감 없이는 하기 어려운 일이라는 평가다.
SM이 미래 먹거리의 핵심인 신인 론칭에 대한 자신감을 확인시키면서 ‘SM 3.0’ 전략에 맞춰 팬들과 소통하며 팬심을 잡으려 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기존의 일방적인 의사결정으로 신인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팬들의 의견을 구하겠다는 자세도 엿보이는 이벤트였다.
SM은 카카오와 하이브의 인수전이 마무리된 지난 12일 “카카오와 하이브 간 합의를 계기로 SM은 주주와 구성원, 팬과 아티스트에게 약속한 ‘SM 3.0’ 전략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팬, 주주 중심의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회사로 도약’이라는 미래 비전을 이뤄내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SM 3.0’은 지난달 3일 SM 이성수, 탁영준 공동 대표가 발표한 미래 전략이다.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의 독점 프로듀싱 체제에서 벗어나 사내 독립 레이블을 개설해 멀티 프로듀싱 체제 구축을 골자로 한다.
SM은 멀티 프로듀싱 체제를 통해 신인 아티스트 론칭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SM은 ‘SM 3.0’을 발표하며 신인 론칭을 기존 3.5년에 1팀에서 1년에 1~2팀으로 확대하고 올해에만 신인 걸그룹, 보이그룹, 버추얼 아티스트, NCT 도쿄까지 데뷔시킨다고 밝혔다.
SM은 K팝을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진화시킨 기업이고 이 전 총괄을 SM이 이룩한 업적에서 제외하고 논할 수는 없다. 하지만 SM은 카카오에 인수가 확정되면서 이 전 총괄의 절대적인 영향력에서 벗어났으며 ‘SM 3.0’ 전략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상황이다.
카카오와 손잡은 SM이 ‘SM 3.0’ 전략의 멀티 레이블 체제를 통해 론칭할 그룹이 어떤 모습으로 대중 앞에 나설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