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수익을 올려온 은행권이 고용 규모는 오히려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금융거래가 늘면서 오프라인 점포가 감소한 영향이다.
19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직원수는 모두 6만9751명으로 집계됐다. 4년 전인 2018년 말(7만4195명)과 비교하면 4444명이 감소한 것이다.
이는 은행권이 매년 1000개 이상의 일자리를 줄이면서 이자장사를 통한 '돈 잔치'를 벌여왔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KB국민은행의 직원수가 1만6978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2018년 말(1만8071명)과 비교하면 1093명 줄었다.
4년간 직원수가 가장 많이 감소한 은행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으로 각각 1만5389명과 1만3229명에서 1만3913명과 1만1753명으로 1476명씩 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1만3995명에서 1만3604명으로 391명 감소했고, NH농협은행은 1만3511명에서 1만3503명으로 8명 줄어드는 데 그쳤다.
이에 비해 임원 수는 오히려 늘어난 곳이 있다. KB국민의 임원 수가 이 기간 24명에서 39명으로 15명 늘었고, 신한(30→32명)과 NH농협(21→23명)은 2명씩 증가했다. 감소한 곳은 하나(35→24명), 우리(32→24명) 두 곳이었다.
은행들의 고용 감소는 코로나19 팬데믹 때 인터넷 및 모바일 뱅킹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은행 오프라인 점포와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을 줄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말 기준 5대 은행의 국내 점포(지점·출장소·사무소)는 4014개로 2018년 말(4732개) 대비 718개 감소했다.
지역 시군구 등에도 거의 자리 잡고 있는 NH농협의 지난해 말 기준 점포수가 1114개로 5대 은행 중 가장 많았고, KB국민(856개), 신한(738개), 우리(713개), 하나(593개)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말 기준 5대 은행의 ATM 수는 2만3730개로 2018년 말(3만1096개)과 비교하면 4년간 7366개, 연평균 1842개가 사라졌다.
은행 직원수는 감소세를 지속한 반면, 지난해 금리 인상기를 맞아 은행권이 사상 최대 수익을 올리면서 1인당 및 점포당 생산성은 크게 높아졌다.
지난해 KB국민이 5조원(5조1499억원)이 넘는 충당금 적립 전 이익을 기록했고, 신한(4조7201억원), 하나(4조4675억원), 우리(4조2369억원) 등도 4조원대로 집계됐다.
NH농협은 3조6865억원의 충당금 적립 전 이익(농업지원사업비 부담전 기준)을 올렸다.
지난해 은행 1인당 생산성(충당금 적립전 이익/직원수)을 살펴보면 하나은행이 3억8000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신한(3억4700만원), 우리(3억500만원), KB국민(3억300만원), NH농협(2억7300만원) 등의 순이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