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를 제패한 김단비(33·아산 우리은행)의 기세가 챔피언결정전 무대에서도 이어졌다. 9년 만에 나선 챔프전에서 팀 최다 득점을 책임지며 소속팀에 70%의 우승 확률을 안겼다.
김단비는 19일 충남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2~23시즌 여자프로농구 챔프전(5판 3승제) 1차전 부산 BNK썸전에서 23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62-56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우리은행 유니폼을 입은 김단비는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등극했다. 정규리스 시상식에서 김단비는 MVP와 더불어 베스트5 포워드 부문상, 블록상 등 5관왕에 올랐다.
김단비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인천 신한은행을 상대로 2경기에서 평균 18.5점 11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그는 2013~14시즌 이후 9년 만에 챔프전 무대를 밟았다. 경기를 앞두고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김)단비가 챔프전을 거의 10년 만에 치른다고 들었다. 플레이오프 때도 가슴이 떨린다고 했다”면서도 “엄살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연차가 있는 만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령탑의 기대 속 김단비는 1쿼터부터 날아올랐다. 1쿼터에만 3점슛 2개를 성공시키는 등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활약했다. 일찌감치 승부가 갈린 2쿼터에서는 모든 슛을 성공시키며 7점을 쌓았고, 전반에만 이미 18점을 넣어 양 팀 통틀어 압도적인 득점력을 선보였다. 승기를 잡은 이후에는 후반 막판 득점력이 다소 떨어져 아쉬움을 삼켰으나 대신 리바운드 등으로 힘을 보탰다.
김단비를 앞세운 우리은행은 BNK를 62-56으로 꺾고 팀 통산 11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이자 10번째 통합 우승에 다가섰다. 역대 여자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전에서 1차전을 승리한 팀의 우승 확률은 70%다. 우리은행은 챔프전에서 첫판을 이길 경우 85.7% 확률로 우승했다.
우리은행은 2쿼터에서 승기를 잡았다. 1쿼터를 22-22로 팽팽히 맞선 뒤 2쿼터에서 김정은의 3연속 외곽포 등을 앞세워 빠르게 격차를 벌려갔다. 결국 우리은행은 전반을 42-26으로 크게 앞선 채 마쳤다. 우리은행은 2쿼터 BNK의 득점을 단 4점으로 묶었다.
승기를 잡은 3쿼터에는 한때 20점까지 격차를 벌렸다. 4쿼터 들어 BNK의 맹추격에 흔들리며 한때 3점 차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우리은행은 마지막 집중력을 잃지 않고 홈팬들 앞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김단비의 활약 속 박지현이 13점 13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했고, 박혜진도 11점 9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BNK는 이소희가 18점, 김한별이 15점 13리바운드로 분전했지만 일찌감치 벌어진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승장 위성우 감독은 “어려운 경기를 했다. 상대가 추격하면서 선수들이 우왕좌왕했다. 후반전 기싸움에 밀렸던 것 같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소득은 (김)단비가 후반전에 떨어지긴 했지만 제 역할을 해줬다는 점이다. (박)지현이도 조금씩 좋아지고 있고, (박)혜진이도 제 역할을 잘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정은 BNK 감독은 “순간순간 집중력이 떨어지고 3점슛을 허용하면서 분위기가 확 넘어갔다”면서도 “후반 시작하기 전 이 부분들을 지적한 뒤 후반 집중력이 좋았다. 졌지만 다음 경기를 더 기대해볼 수 있는 1차전이었던 것 같다”며 2차전 반전을 다짐했다. 두 팀은 오는 21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2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