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하나시티즌의 돌풍을 이끈 조유민(27)의 시선은 이제 대표팀으로 향한다.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일원이었던 그는 클린스만호 1기에 발탁, 20일 파주 NFC(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 입소했다.
지난해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 처음으로 태극 마크를 단 조유민은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마음을 사 카타르 땅을 밟았다. 그는 처음 나선 월드컵에서 포르투갈을 상대로 후반 막판 7분여간 활약하며 ‘꿈의 무대’를 누볐다.
2010 남아공 대회 이후 12년 만의 16강 진출에 힘을 보탠 조유민은 월드컵을 마친 후 처음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팬 앞에 선다. 지난 19일 수원 삼성전(3-1 승)을 마친 조유민은 “기대가 많이 된다. 월드컵 때 국민과 팬 여러분이 응원을 많이 해주셨고, 그 후 처음 뵙는다. A매치에서도 좋은 경기력과 결과로 팬분들께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전의 핵심 수비수인 조유민은 올 시즌 치른 4경기 모두 선발 출전해 풀타임 활약했다. 이 기간 대전은 무패 행진(2승 2무)을 질주했다. 수원전에서도 조유민의 활약은 빛났다. 특유의 예측 수비와 시원시원한 전진 패스 등을 뽐내며 제 역할을 다했다. 마침 위르겐 클린스만 대표팀 감독과 안드레아스 쾨프케 골키퍼 코치, 베르너 로이타드 피지컬 코치, 마이클 김 코치 등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이 경기를 관전했다.
“대표팀 코치진이 (경기장에) 오신 줄 몰랐다”는 조유민은 시선을 신경 쓰기보다 자신의 경기에 몰두하는 스타일이다. 그는 대표팀 코치진에 눈도장을 찍은 것 같냐는 물음에 “실점한 게 가장 아쉽다. 매 경기 내가 가진 최선을 보여주려고 한다”고 전했다.
조유민은 지금껏 A매치 5경기를 소화했다. 아직 대표팀 내에서는 입지가 단단하지 않다. 벤투 전 감독 체제에서는 김영권(울산 현대) 김민재(나폴리)가 주전 중앙 수비수였다. 이제는 모두 과거다. 클린스만 감독이 부임하면서 경쟁은 제로 베이스에서 다시 시작된다. 조유민 역시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경쟁력을 보여야 꾸준히 태극 마크를 달 수 있다.
그는 “대표팀에 계속 꾸준하게 가는 게 1차 목표다. 그냥 가는 게 아니라 대표팀에서 내 경쟁력을 키워나가는 게 더 큰 목표다. 소속팀에서 경기할 때도 (대표팀 발탁과 기량 발전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장이 1m84㎝인 조유민은 센터백 치고 다소 작은 편이다. 그러나 장점은 확실하다. 전술 이해 능력이 탁월하며 전진 패스가 발군이다. 빌드업을 중시하는 현대 축구에 적합한 수비수다. 아직 대표팀 소속으로 득점이 없지만, ‘수트라이커(수비수+스트라이커)’로도 유명하다. K리그 통산 151경기에 나서 15골을 넣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위치선정과 집중력이 돋보인다.
클린스만 감독이 선호하는 센터백의 성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조유민은 “우선 클린스만 감독님이 원하시는 스타일이 어떤 것인지, 대표팀에서 어떤 색깔을 요구하시는지 빠르게 파악하는 게 목표”라며 “소속팀이나 대표팀에서 양 감독님이 원하시는 부분을 채워나가야 할 것 같다”고 포부를 밝혔다.
클린스만호는 20일 선수 소집을 시작했다. 약 3일간 손발을 맞춘 후 2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콜롬비아를 상대로 출항한다. 28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리턴매치를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