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야구 사제가 이제 상대팀 감독과 선수로 만났다. 이런 상황이 처음인 어린 선수는 어떻게 인사를 드려야 할지 쭈뼛쭈뼛 고민만 하고 있을 때 스승이 먼저 선수의 더그아웃을 찾았다. 어렵게 인사를 건넨 선수의 인사에 스승은 “잘 보고 있다. 잘 하고 있더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KT 위즈 내야수 류현인(23)은 전날(20일)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과의 재회를 회상하며 환하게 웃었다. “제가 3루타를 쳤던 걸 알고 계시더라. 잘 보고 있다면서 칭찬해주셨다”라며 잇몸을 만개했다. 류현인은 지난 18일 대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범경기에서 3루타를 친 바 있다. 바로 이틀 전 경기였음에도 이승엽 감독은 옛 제자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류현인은 JTBC 야구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를 통해 야구팬들에게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승엽 감독의 지도 하에 기라성 같은 선배들과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후 류현인은 2023시즌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KT 유니폼을 입었고, 이승엽 감독이 두산의 신임 감독으로 임명되면서 사제간의 맞대결이 성사됐다.
류현인은 최근 KT에서 많은 기회를 받고 있다. 시범경기 7경기에 출전해 1군 경험을 쌓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연습하는 모습과 경기하는 모습이 달라 조금 더 확인해보고 싶다. 다음 6연전엔 주전들이 경기에 나가야 해서 실전을 뛸 시간이 적어질텐데, (손)민석이와 함께 자리를 잘 잡았으면 좋겠다”라며 류현인을 향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프로 무대에 적응 중인 류현인은 최강야구에서 들은 말들이 큰 힘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류현인은 “1군에서 경기를 뛰면서 최강야구에서 받은 조언들을 되뇌면서 하고 있다. 빠른 볼을 상대할 때 세게 치는 것보단 가볍게 치라는 정성훈 선배의 조언 등 많은 것들이 생각난다”라면서 “뛸 때마다 새롭고 아직 많이 배워야 하지만 조금씩 잘 적응해가고 있다”며 웃었다.
류현인의 소속팀 KT(2군)는 지난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최강야구팀과 연습경기를 치렀다. 자신에게 좋은 기회를 준 최강야구와의 경기에 꼭 나서고 싶었지만, 지금 받고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진 않았다. 류현인은 “많은 팬들이 오셨다고 해서 저도 나가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이게(1군에서 기회를 받는 것이) 더 좋다. 앞으로 1군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실수 없이 잘 해내고 싶다”라며 새 시즌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