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21일 서비스 첫날 오전에만 가입자 17만명을 넘겼다. 파트너사인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은 16년 전 첫 자신의 아이폰을 꺼내들고 ‘숙제한 느낌’이라며 들뜬 모습을 보였다.
21일 애플은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애플 스페셜 이벤트를 열고, 애플페이의 한국 시장 상륙을 알렸다. 애플페이가 글로벌에 선보인 지 9년 만이다.
첫 파트너인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은 이날 행사에 참석해 기대감을 내비쳤다. 정 부회장은 "오전에만 17만명 정도가 애플페이에 등록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고객이 경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폰이 없어지는 것과 지갑이 없어지는 것 중 어느 것이 두려운지 가끔 생각해본다"며 "아이폰에 애플페이라는 대단한 기능이 추가됐고, 아이폰 유저라면 기다렸을 것"이라고 들뜬 기분을 감추지 않았다.
정 부회장은 외국에 가면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가 상당히 보급되어 있는데, 한국은 도입이 안되는 것에 대해 "답답한 마음이었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신용카드를 담당하고 있는 저로서는 죄송한 마음이었다"며 "오늘에야 큰 숙제를 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이날은 애플페이의 출범 날이면서 한국 페이먼트 시장에도 중요한 이정표가 되는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EMV(유로페이·마스터카드·비자) 승인방식이 한국에 처음 도입되는 날이고, 단말기 중 가장 발달된 형태의 NFC 단말기가 본격적으로 한국에 보급되는 날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신용카드를 다시 한 번 꽂아주세요’라는 말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재 국내 카드결제 단말기가 대부분 마그네틱보안전송(MST)과 집적회로 스마트카드(IC) 방식을 이용하고 있어 애플페이는 새 인프라를 확대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 300여만 개의 신용카드 가맹점 가운데 NFC 단말기를 도입한 곳은 1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정 부회장은 "현대카드 기준 사용처의 50% 이상이 애플페이를 사용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실상은 그 이상이리라 생각한다"며 "애플페이 사용처의 빠른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현재 국내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은 코스트코·투썸플레이스·롯데백화점·홈플러스·GS25·CU 등 오프라인 매장과 배달의민족·무신사·GS숍·폴바셋·롯데시네마 등의 앱 및 웹사이트다.
던킨 올비 애플 애플페이 총괄은 NFC 방식의 빠른 속도와 보안성을 강조했다.
그는 "애플페이는 철저한 보안과 개인정보 보호 기술을 탑재했다"며 "사용자 정보부터 결제 데이터 등은 애플은 물론 개인 단말기에도 저장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정 부회장도 NFC 도입이 생활 편의성을 높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애플페이, NFC 도입으로 (결제) 생태계가 발달하고, 빠르고 간편하고 보안이 강한 NFC 덕에 일상이 더욱 편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애플페이 서비스는 당연히 애플이 주체가 될 것"이라면서도 "NFC 단말기 확대를 위해서는 애플과 함께 현대카드도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