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출항에 나서는 클린스만호가 소집 사흘 만에 본격적인 훈련에 나섰다. 앞서 연이틀 회복에 집중했던 대표팀은 이날 처음으로 전술 훈련에 나서며 콜롬비아전에 대비했다. 새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대표팀 내 경쟁에도 불이 붙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2일 오전 10시 30분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소집 3일차 훈련을 진행했다. 훈련장엔 전날 입국한 김민재(나폴리) 이강인(마요르카) 등 유럽파들을 비롯해 25명 중 24명이 참여해 사실상 '완전체'를 꾸렸다. 수비수 권경원(감바오사카)만 사흘째 실내에서 회복 훈련에 집중했다.
이날 훈련은 클린스만호 소집 후 처음으로 전술 등 본격적인 훈련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앞선 소집 1, 2일차엔 지난 주말 소속팀 경기를 치렀거나 합류하지 않은 선수들이 많아 전술 등 본격적인 훈련엔 나서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도 소집 첫날부터 “수요일(22일)은 돼야 정상적인 훈련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디어에 공개된 초반 15분 간 선수들은 우선 스트레칭에 집중했다. 베르너 로이타드 피지컬 코치가 적극적으로 선수들의 자세를 잡아줬고, 선수들도 저마다 밝은 표정으로 몸을 끌어올렸다. 골키퍼들은 슈팅을 막는 훈련보다 패스 위주 중심의 훈련부터 시작했다.
전반적인 훈련 순서나 방식 모두 앞선 파울루 벤투 감독 때와는 달랐다. 4년 간 벤투 체제 훈련이 익숙했던 선수들도 이제는 새로운 방식에 적응이 필요해졌다. 미드필더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은 “피지컬 코치와 준비 운동부터 벤투 감독 체제와는 다른 부분이 있다”며 “포르투갈이 아닌 독일식 훈련을 배우는 것도 선수 생활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몸을 푼 뒤 클린스만호는 두 그룹으로 나뉘어 연습게임을 진행하며 실전 같은 훈련을 진행했다. 소집 후 본격적인 훈련에 나서는 건 처음이었다. 손흥민(토트넘)과 김민재를 중심으로 이강인(마요르카) 이재성(마인츠05) 조규성(전북 현대) 등이 흰색 조끼를 입었는데, 양 팀의 전반적인 선수 구성상 사실상 주전과 비주전조로 나뉘어 훈련이 진행되는 모습이었다.
이날 전술 등 본격적인 훈련이 진행되면서 클린스만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주전 경쟁에도 불이 붙게 됐다. 클린스만호 1기 명단이 카타르 월드컵 16강 멤버들로 꾸려진 가운데, 우선 카타르 멤버 안에서도 주전 자리를 따내기 위한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보통 훈련장 외곽에서 선수들을 지켜보던 클린스만 감독도 전술 훈련이 시작된 뒤에는 훈련장 한가운데에서 선수들의 위치 등을 직접 지시하는 등 본격적인 훈련과 선수 파악에 나선 모습이었다. 선수들 역시 훈련 내내 큰 목소리로 동료들과 소통하면서 클린스만 감독의 마음을 잡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공격수 나상호(FC서울)는 “새 감독이 선임되면 모든 선수들이 장점을 어필하기 위해 욕심을 갖는다. 모든 선수가 경쟁한다. 경쟁을 통해 팀적으로도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감독님이 좋아하시는 공격 축구에 잘 맞는 모습을 어필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인범도 “선수들도 감독님 새 훈련에 따라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훈련장에서 한 순간, 한 순간 놓치지 않고 노력해야 한다”며 “황태자가 내가 될 수도, 다른 선수가 될 수도 있겠지만 감독님이 믿어주시는 이유는 분명히 있을 거다. 누구든 좋은 선수가 황태자라는 표현을 얻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클린스만호는 이날 오전 훈련을 마친 뒤 KTX를 타고 울산으로 이동했다. 23일 오후 4시 공식 훈련에 나선 뒤, 다음날 오후 8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클린스만호의 데뷔전을 치른다. 콜롬비아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위로 한국보다 8계단 높다. 역대전적에선 한국이 4승 2무 1패로 앞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