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에 잊고 지냈던, n년 전 ‘이날’ 발매된 그때 그 노래. 일간스포츠가 다시 한 번 플레이 해봅니다.<편집자 주>
6년 전 이맘때 쯤인 2017년 3월 24일, 가수 아이유의 정규 4집 첫 번째 선공개곡 ‘밤편지’가 공개됐다.
2010년 ‘좋은 날’의 엄청난 성공으로 ‘국민 여동생’이라는 수식어로 불린 아이유는 이후 ‘너랑 나’, ‘분홍신’, ‘금요일에 만나요’, ‘내 손을 잡아’ 등 무수한 히트곡을 거쳐 ‘국민 여가수’로 거듭나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15년 10월 발매된 4번째 미니앨범 ‘쳇셔’를 둘러싼 의혹과 논란이 번졌고, 이후 약 1년 6개월간 음반 활동을 중단한 아이유는 ‘밤편지’로 다시 대중을 찾아왔다.
길었던 공백기 끝에 선보인 노래였지만 ‘밤편지’는 그야말로 아이유의 메가 히트곡이 됐을 뿐만 아니라 본인에게도 큰 애정이 깃든 곡으로 남게 됐다. ‘밤편지’ 발매 한 달 뒤 공개된 아이유의 정규 4집 타이틀곡 ‘팔레트’ 또한 엄청난 성공을 거두면서, 아이유는 위기의 순간을 자신의 음악으로 멋지게 돌파해낸 아티스트로 성장하게 됐다.
‘밤편지’는 당시 불면증을 앓고 있던 아이유가 잠 못 드는 어느 날 밤에 작사한 곡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숙면’을 빌어주는 것이 가장 큰 고백일 수 있다는 아이유의 깨달음은 ‘밤편지’의 가사에 고스란히 담겼다.
2021년 tvN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했던 아이유는 ‘밤편지’의 가사를 두고 “당시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장 진정성 있는 고백을 한다면 뭐가 있을까 고민했는데, 내 상태에서는 ‘잘자’라는 말이 가장 순정을 담은 고백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말처럼 ‘밤편지’의 가사 곳곳에는 “잘자”라는 말이 곧 “사랑해”라는 뜻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비유적 표현으로 많은 이들에게 뭉클함을 안겼다.
자신이 느낀 감정을 아름다운 노랫말로 풀어낼 수 있는 ‘작사가’로서 아이유의 마법은 통했다. 많은 사람들이 가사 그대로 밤이 되면 어김없이 ‘밤편지’를 틀어 놓고 잠이 들곤 했다. 어두운 밤이 되면 찾아오는 외로움, 고독함, 쓸쓸함, 적적함 등 모든 감정의 소용돌이를 어루만지는 노래와 가사였다.
아이유의 진심이 통해서일까. ‘밤편지’는 발매와 동시에 각종 음원차트 1위로 진입했다. 아이유는 2017년 ‘골든 디스크어워즈’에서 디지털 음원 대상을 수상했다. 2017년 말 한국갤럽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올해의 가요’ 2위에 ‘밤편지’가 선정됐고 ‘2017년을 빛낸 가수’ 1위에 아이유가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가 된 ‘밤편지’는 2017년을 대표하는 최고의 노래로 남게 됐다. 멜론의 2017년 차트에 따르면 ‘밤편지’는 종합연도차트 2위를 기록했다. 동시에 멜론 일간차트 13일 연속 1위, 주간차트 2주 연속 1위, 가온 주간 디지털 차트 1주 1위라는 기록을 남겼다.
2017년은 아이돌 그룹보다 발라드 가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던 시기다. tvN 드라마 ‘도깨비’ OST인 에일리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1위), 윤종신 ‘좋니’(2위), 볼빨간 사춘기 ‘좋다고 말해’(3위), 마크툽 ‘메리 미’(5위), 헤이즈 ‘비도 오고 그래서’(7위)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밤편지’의 열기는 한 해에만 끝나지 않았다. 이듬해인 2018년에 종합연도차트 24위, 2019년에 79위를 기록하며 무려 3년간 음원 차트 TOP100에 안착했다. 변화무쌍한 흐름인 국내 가요계에 ‘좋은 노래’가 가진 힘을 보여주는 사례를 남긴 것이다.
2023년 현재, 올해 데뷔 15주년을 맞은 아이유는 대한민국 최고의 가수 자리에 올랐다. 독자적 음악성과 감수성으로 단순한 아티스트를 넘어 한 시대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했다. 자신의 음악으로 사람들의 삶을 다독여왔던 아이유가 마땅히 얻을 수 있는 영광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