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출격을 앞둔 '토종 에이스' 안우진(24·키움 히어로즈)이 최종 리허설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안우진은 4월 1일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 정규시즌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설 게 유력하다. 홍원기 키움 감독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지만, 줄곧 개막전에 맞춰 등판 간격을 조절했다. 2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시범경기(키움 4-2 승)는 정규시즌 개막을 앞두고 컨디션을 체크할 마지막 기회였다. 홍 감독은 경기 전 "오늘 던지면 5일 쉰다"며 은연중에 안우진의 개막전 선발 가능성을 흘렸다.
안우진은 흠잡을 곳 없는 피칭으로 시범경기 등판을 마무리했다. 5이닝 3피안타 1사사구 5탈삼진 1실점. 1-0으로 앞선 2회 2사 3루에서 폭투로 실점했지만 이후 별다른 위기가 없었다. 3회 1사부터 5회까지 8타자 연속 범타로 LG 타선을 꽁꽁 묶었다. 홍원기 감독은 이닝을 5회로 제한했고, 안우진은 투구 수 71개(스트라이크 46개)로 목표에 도달했다. 최고 157㎞/h까지 찍힌 직구(포심 패스트볼·27개)에 슬라이더(29개) 커브(9개) 체인지업(6개)을 자유자재로 섞었다. 완급조절을 능수능란하게 해내며 정규시즌 모의고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기대만큼 우려도 큰 시즌이다. 안우진은 지난해 개인 한 시즌 최다 196이닝을 소화했다. 2018년 데뷔 후 처음으로 규정이닝(144이닝)을 달성했는데 200이닝 가까이 투구하면서 이닝이 급격하게 늘었다. 정규시즌 투구 수가 3003개로 리그 1위. 포스트시즌에선 434개를 더 던졌다. 프로야구 투수 2관왕(평균자책점·탈삼진)에 오르며 투수 골든글러브까지 수상, 최고의 1년을 보냈지만 "너무 무리한 것 아니냐"는 의문 부호가 따라붙었다.
키움 구단은 스프링캠프 기간 안우진의 몸 상태를 정밀하게 체크, 템포를 조절했다. 캠프 기간 본지와 만난 안우진은 "지난 시즌에 많이 던진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컸는데 내 몸 상태는 전혀 그런 걸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피로가) 쌓이면서 과부하가 올 수 있지만,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선 전혀 그런 게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LG전 포함 시범경기 3경기 12이닝 1실점으로 변함없는 활약을 예고했다.
LG전 등판을 마친 안우진은 "마지막 점검이었는데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 이 정도면 준비가 잘 됐다고 생각한다. 마지막 내용이 좋지 않으면 개막 전에 근심도 생기고 그럴 거 같은데 걱정 없이 잘 끝난 거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개막전 선발은 주로 외국인 투수의 몫이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프로야구 10개 구단 중 7개 구단의 개막전 선발이 외국인 투수였다. 국내 선발이 시즌 첫 경기를 책임진 건 KIA 타이거즈(양현종) 한화 이글스(김민우) 그리고 키움(안우진) 뿐이었다. 안우진은 2년 연속 개막전 선발 중책이 유력하다. 개막전 선발이 갖는 의미를 누구보다 잘 안다.
안우진은 "너무 영광이다. (스프링캠프 기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홈구장인) 체이스필드를 탐방하러 갔을 때 뒤에 개막전 라인업에 붙어 있었는데 대부분 (선발 투수가) 랜디 존슨이었다. 상징성도 있고 기록에 남는 거지 않나. 시즌 첫 경기를 나한테 맡겨주시는 거니 꼭 이겨야 할 거 같고 부담보다 첫 경기라 생각하고 편안하게 해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개막전이라 업될 수 있는데 나 자신을 통제해야 할 거 같다. 신난다고 해서 세게만 던지면 안 된다"며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