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보다 선수들이 더 성숙해졌다. 지난 몇 년 동안 부재할 수밖에 없었던 베테랑 리더십도 돌아왔다."
한화 이글스가 2년 만에 시범경기 상위권을 달리고 있다. 비슷하지만, 다르다.
한화는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2023 프로야구 시범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을 펼친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한화는 7승 3패 1무로 시범경기 2위를 달리고 있다. 팀 타율 3위(0.259) 홈런 5위(7개) 타점 2위(55개) 득점권타율 1위(0.287)에서 알 수 있듯 승부처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불펜 평균자책점도 2.95로 전체 2위에 올라 있다.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지만, 지난해 구단 역대 최다패(96패)를 기록하고 최하위에 머물렀던 한화로서는 나쁘지 않은 신호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 역시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27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시범경기에서 팀 순위는 우선 순위가 아니지만, 그래도 선수들이 기회를 부여 받았을 때 얼마나 질 좋은 야구를 보여주고 있는지, 얼마나 본인의 기회를 최대한으로 활용하고 있는지 지켜보고 있다"며 "지난 2년간 선수들 육성에 꾸준히 기회를 주고 계속해서 가르치고, 보여줬던 부분들이 결실을 맺어가는 것 같아 기쁘다"고 전했다.
수베로 감독은 "미국 애리조나 캠프 첫날부터 강조했던 게 있다. '(우리 선수들은) 이미 좋은 선수로 성장했고, 그렇기 때문에 꾸준하자. 매 타석 꾸준하고 매 경기 꾸준하고 27번째 아웃 카운트를 잡을 때까지 꾸준하자. 그러면 숫자적인 부분들은 저절로 우리를 돌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부분을 선수들에게 계속해서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런데 한화는 2년 전에도 시범경기 1위를 한 적 있다. 수베로 감독 부임 첫 해인 2021년 한화는 6승 1패로 그해 정규시즌 챔피언 KT 위즈보다 0.5경기 앞섰다. 그러나 정규시즌에는 49승 83패 12무로 최하위에 그쳤다. 9위 KIA 타이거즈와 8경기 차이 나는 압도적인 최하위였다.
2023년의 한화는 정말로 그때와 달라졌을까. 수베로 감독은 "당시에는 선수들이 지금보다 2년 젊었다. 젊고 혈기왕성했다"며 "그때는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정규시즌에 들어가 조금 더 연차가 높은 팀들을 만나며 노림수에 당했고 연패로 이어졌다. 젊으니 빨리 식고 의기소침해지는 팀이었다"고 돌아봤다.
수베로 감독은 "지금은 베테랑들이 많아졌다. 기존 선수들도 2년 동안 더 성숙해졌고, 그런 점이 경기에서도 확실하게 드러나는 부분들이 많아졌다"며 "지난 몇 년동안 갑자기 부재할 수밖에 없었던 베테랑 리더십이 돌아오면서 각 파트에서 잡아주고 있다. 포수는 최재훈, 내야는 오선진, 외야는 채은성·노수광·이명기, 선발은 장민재, 구원은 정우람과 이태양까지 있다. 각 파트에서 젊은 선수들을 굉장히 잘 잡아주면서 단단해지는 모습이 보인다. 그런 점이 가장 큰 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