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시즌 때부터 정말 준비를 열심히 했다. 지난 시즌 내 스스로 실망도 많이 했고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변화를 많이 줬고, 그래서 정말 기대가 되는 시즌이다."
한화 이글스 노시환(23)이 시범경기 뜨거운 타격감을 이어가며 다가오는 정규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노시환은 2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범경기에 5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1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날 노시환은 2회 첫 타석부터 선제 솔로포를 날렸고, 4회에는 재치 있는 주루 플레이로 결승 득점도 만들었다. 말 그대로 '게임 체인저'라 불릴 만한 활약이었다.
노시환의 타격감은 시범경기 내내 뜨겁다. 이날을 포함해 타율 0.438 4홈런 5타점 7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 0.471 장타율 0.875로 두루두루 뛰어난 성적을 남기고 있다.
비시즌 동안 가져간 변화가 주효한 덕분이다. 노시환은 지난해 6홈런 장타율 0.382로 크게 부진했다. 타점을 만들 타자가 적어 삼진을 두려워하다 위축됐고, 이는 장타 실종으로 이어졌다. 노시환의 해결책은 타격 포인트였다. 비시즌 내내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기 위해 노력했고, 시범경기에서도 현재진행형이다.
단순히 장타만 는 게 아니다. 노시환이 이날 삼성 백정현에게 친 홈런도 몸쪽 깊숙이 파고드는 직구였다. 스트라이크보다는 볼에 가까웠으나 박병호(KT 위즈)를 연상하게 하는 몸쪽 공 공략으로 이를 홈런으로 연결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노시환은 "타격 포인트를 앞에 놓은 덕분에 몸쪽 깊은 공이었는데도 몸이 반응해 정 타이밍에 맞은 것 같다. 예전 타이밍이었다면 좀 더 늦어서 파울이 됐을지도 모르겠다"며 "채은성 선배님은 조언 중 타격 포인트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해주신다. 내가 묻는 경우가 많다. 선배님께서 워낙 앞에서 타격 포인트를 이루는 유형이시다. 어떻게 해야 앞으로 형성할 수 있는지 등을 많이 알려주셔서 훈련 때부터 적용하니 도움이 많이 됐다"고 전했다.
이날 인상을 남긴 건 홈런이 전부가 아니다. 4회 1사 만루 상황에서 2루 주자였던 노시환은 삼성 내야진이 병살 처리를 못 하는 틈을 타 홈으로 쇄도해 역전 득점을 만들었다. 노시환은 "3루 코치님께서 멈추라는 지시를 내렸다. 그런데 2루에서 충돌이 일어난 것 같았고, 나에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더라. 그래서 '홈에 들어가면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몸이 먼저 반응해 뛰었던 것 같다"며 "감독님께서 워낙 그런 공격적인 베이스러닝을 좋아하신다. 과감하게 아웃되는 건 아무 말도 안 하겠다고 주문하신다. 과감하게 하려는 편인데, 오늘 득점 때는 다른 분과 얘기하고 계셔서 하이 파이브는 안 해주시더라"고 웃었다.
노시환은 "비시즌 때부터 정말 준비를 열심히 했다. 작년 나 스스로한테 실망도 많이 했고, 자존심도 많이 상했다. 올 시즌은 변화를 많이 준 것도 있고, 그래서 나도 정말 기대하는 시즌이다. 작년보다는 정말 잘할 자신 있다"고 했다.
노시환은 "팀이 정말 많이 달라졌다. 선배님들께서 합류하면서 팀 분위기가 규율이 있으면서도 자유로워졌다. 선배님들이 후배들이 편하게 뛰어놀 수 있는 분위기로 이끌어주신다"고 밝혔다.
한화는 28일 이어지는 삼성전에서도 승리하면 시범경기를 1위로 마칠 수 있다. 노시환은 "시범경기라서 1위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투수들의 볼 배합도 달라지고, 모든 팀이 전력으로 해 판세가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면서도 "그래도 시범경기부터 분위기를 좋게 이어 나간다면 개막전부터 시작해 한 시즌을 잘 치를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지금 팀 순위에는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