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5G 초고주파 대역 할당 조건을 맞추기 힘들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최근 발표한 신규 5G 중간요금제는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요구에 적절히 대응했다고 자평했다.
유영상 대표는 28일 서울 을지로 본사 T타워에서 열린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5G 28㎓ 기지국 구축을) 어느 정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주파수 재할당 신청 전인 오는 5월 31일까지 기지국 1만5000대를 구축하지 못하면 해당 대역 주파수를 반납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망 구축 실적이 70점 미만인 KT(27.3점)·LG유플러스(28.9점)에게 주파수 할당 취소 처분을 내렸다. 30.5점을 받은 SK텔레콤은 이용기간(5년)의 10%(6개월)를 단축했다.
28㎓ 대역은 현재 이동통신 서비스용으로 상용화한 5G 3.5㎓보다 빠르지만 직진성이 강해 장애물에 취약하다. 스마트팩토리 등 제한적인 장소의 B2B(기업 간 거래) 솔루션으로 활용 영역이 한정돼 업계의 투자가 활발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
유영상 대표가 망 구축 실적과 관련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결국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28㎓ 대역 주파수를 다시 돌려줘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3일 발표한 새로운 5G 중간요금제 라인업에 대해선 "적정하게 대응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달 말 시니어 특화 요금제를 시작으로 청년 요금제와 옵션형 요금제 등 신규 상품을 선보인다. 이에 5G 요금제가 20종에서 45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한다.
연령 제한이 없는 중간요금제의 경우 월 추가 비용을 내면 더 많은 데이터를 쓸 수 있는 구조로 설계했다. 현재 가입한 요금제를 변경할 필요가 없고, 매달 데이터 제공량을 선택할 수 있다.
유영상 대표는 "통신 규제는 한국 통신사업자의 숙명"이라면서도 "요금을 내리면 수요가 늘어나는 부분이 존재해서 일방적으로 실적에 불리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SK텔레콤은 이날 주총에서 2022년 재무제표 승인·사외이사 선임·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등의 안건을 승인했다.
신임 오혜연 사외이사는 자연어 처리 기반 인공지능(AI) 전문가로, 카이스트 전산학부 교수와 인공지능연구원장 등을 겸하고 있다.
학계·정부·기업 등과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으로 'AI 컴퍼니' 도약 목표를 현실화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