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선두 경쟁으로 벨로드롬이 달궈지고 있다. 특히 비파업과 파업 간 대결 흐름이 뚜렷한 우수급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정국이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던 우수급의 1.5진급이나 2, 3진급들이 적극성을 드러내며 이변이 연출되고 있다. 최근 가장 두각을 나타내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이는 수성팀의 노형균(25기)이다. 지난해 5월 낙차 부상으로 침체기를 겪었던 노형균은 지난해 연말부터 조금씩 회복할 조짐을 보이더니 2023시즌에 접어들자 일취월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총 12번 경주에 나선 노형균은 10차례 입상에 성공하며 수성팀 멤버들 중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단 2차례만 입상권에서 멀어졌던 노형균은 연대률 83%를 기록하며 팬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형균이 낙차 부상과 고질적인 허리부상에서도 벗어나면서 페달에 힘이 실리고 있다”며 “파워나 시속이 한 단계 레벨업이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폭발적인 단 스피드(200m 랩타임 11초30~50)는 우수급 탑클레스 수준이다. 이런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연내 특선급 입성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만년 우수급 약체로 평가를 받았던 김해A팀의 김경환(11기)의 성장세도 눈에 띈다. 김경환은 2022시즌 주로 선발급에서 활약을 펼쳤다. 올해 등급 조정 심사 때 우수급으로 승급한 그는 42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포기하지 않는 근성을 발휘하며 지난주 부산 우수급 3경주에 출전해 올해 첫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을 통해 삼쌍승 573.7배라는 초대박을 만들어낸 김경환은 고배당 메이커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 번 과시했다. 일각에서는 김경환의 우승에 대해 행운이 따라 우연히 만들어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경륜 전문가들은 “김경환의 경우 올해 우수급으로 승급한 이후 5차례나 3위에 입상하는 등 지속적으로 우승권을 두드린 끝에 만들어낸 성과”라며 “이번 우승이 결코 우연이 아니다”고 진단했다.
동서울팀의 조성윤(20기)도 최근 파란을 일으키며 우수급에서 올해 첫 우승을 신고했다. 3월 24일 부산4경주에 나선 조성윤은 강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된 문인재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며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조성윤의 우승으로 쌍승 24.4배와 삼쌍승 106.2배라는 고배당이 연출됐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일발 젖히기 승부를 통한 우승이었기에 의미가 남달랐다. 조성윤은 3월 시즌에 접어들며 우승 1회, 2위 2회, 3위권 3회 등 최근 1년 사이 가장 좋은 한 달 호성적을 기록했다.
26기 정지민과 윤우신, 24기 이록희, 20기 김범준, 7기 권정국, 23기 강병석, 13기 이동근, 14기 송현희 등도 올해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1.5~2진급들이다.
설경석 전문가는 “겨울시즌 구슬땀을 흘리고 봄 시즌부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우수급 선수들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며 “3, 4월 봄 시즌은 동계 훈련에 충실했던 선수들을 주목해야할 시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