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시즌 1위 흥국생명이 한국도로공사의 기세를 누르고 챔피언 결정전(5전 3승제) 1차전에서 웃었다.
흥국생명은 29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2~23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한국도로공사와의 챔피언 결정전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1(27-25, 25-12, 23-25, 25-18)로 이겼다.
정규시즌에서 5승 1패의 압도적 우세를 보인 흥국생명은 챔프전 1차전에서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역대 챔프전에서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56.25%다.
옐레나 므라제노비치가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32득점을 올렸다.
2세트까지 7득점, 공격성공률 23.53%에 그친 김연경은 3~4세트 활약을 바탕으로 25득점을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도 45.10%까지 끌어올렸다. 중요한 고비마다 해결사로 활약했다.
김연경은 "어려운 경기를 예상했다. 우리가 2-0으로 앞서는 상황에서 3세트를 내줘 분위기를 넘겨줬지만 결국 이겨 좋았다"고 기뻐했다.
김연경이 챔프전에서 승리를 맛본 건 13년 만이다. 흥국생명 소속이던 2009년 4월 11일 챔프전 4차전에서 GS칼텍스를 3-1로 누르고 우승했다. 김연경은 이후 일본과 터키-중국리그에서 활약하다 2010~21시즌 복귀했다. 하지만 챔프전에서 GS칼텍스에 3전 전패로 무너지며 고개를 떨궜다.
흥국생명은 정규리그 1위 확정 후 열흘 동안 실전 경기를 치르지 않아 경기 감각이 변수였다.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현대건설과의 플레이오프(PO)에서 2전 전승을 기록했다. 김연경은 "상대가 PO를 치르고 좋은 분위기로 챔프전에 올라왔다. 오늘 초반 기세가 좋을 것으로 예상했다. 도로공사가 잘했던 것도 많고, (우리 팀은 공격) 점유율을 나누려고 했지만 잘 안 풀렸다"고 했다. 이어 "나도 초반에는 잘 풀리지 않았는데 3~4세트부터 무언가 풀리기 시작한 것 같다"고 돌아봤다.
김연경은 이날 평소보다 어두운 표정이었다. 그는 "챔프전은 매 경기가 중요하다. 여유가 부족했다"면서 "이런 중요한 챔프전서 여유를 갖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했다.
1차전 승리로 14년 만의 챔프전 우승 확률을 높였다. 그는 "1차전의 중요성 알고 있어. 1차전이 (우승으로 가는 데 있어) 50%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했다. 홈 구장에 많은 팬들이 오시니까 승리로 보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에는 만원 관중(5800명)에 가까운 5464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흥국생명은 도로공사의 변칙 카드와 패턴을 분석하고 대비했다. 김연경은 "도로공사는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라면서 "블로킹과 수비력이 좋다. 상대에게 기회를 주지 않으려고 다양한 공격을 준비했다"며 돌아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