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 팬들은 대한축구협회(KFA)의 기습 사면보다 팀 처지에 불만이 더 큰 모양이다. 구단을 비판하는 걸개로 불만을 드러냈다.
수원은 2일 오후 4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강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5라운드 홈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수원과 강원은 나란히 5경기 무승의 늪에 빠졌다.
지난 시즌 구단 역사상 최초 승강 플레이오프(PO)로 향한 수원은 FC안양을 가까스로 꺾고 1부 리그에 잔류했다. 올 시즌은 반등을 꿈꿨다. 하지만 시즌 초반, 지난해 아픔이 반복되는 형세다. 앞서 치른 4경기에서 1무 3패를 거둬 최하위까지 쳐졌다.
수원 팬들은 지난 2경기에서 ‘버스 막기’로 불만을 표출했다. 1승을 거두지 못한 것에 더해 경기력까지 저조했기 때문이다. 일부 팬은 퇴근하는 선수단 버스를 막고, 이병근 수원 감독에게 책임을 물었다.
2주간의 A매치 휴식기 후 열린 강원과 첫 경기, 성난 민심은 여전했다. 응원석에 “프런트 연봉은 업계 상위, 구단 운영은 최하위”, “야망이 없는 프런트, 코치, 선수는 당장 나가라. 수원은 언제나 삼류를 거부해왔다”, “몇 년째 선수단 뒤에 숨는 프런트” 등 비판 걸개가 걸렸다.
K리그 각 팀 서포터는 지난 1일, 그리고 2일 열린 경기에서 징계 중인 비위 행위자 100인을 사면한 KFA의 결정을 비판하는 걸개를 걸었다. KFA가 들끓는 여론을 파악해 사면 결정을 철회했지만, 서포터들은 강한 문구로 KFA를 비판하고 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 원정 응원을 온 강원 팬들도 현수막을 내보였다. 하지만 수원 팬들은 팀을 질타하는 걸개만을 준비했다.
열정적인 응원으로 유명한 수원 서포터는 이날 어떠한 목소리도 내지 않았다. 전반 추가시간, 바사니의 중거리포가 터진 후 환호했고, 바사니의 이름을 몇 차례 연호했을 뿐이었다. 빅버드에는 강원의 응원가만 울려 퍼졌다. 득점 후 진행된 후반에도 수원 팬들은 조용히 경기를 지켜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