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22·마요르카)이 손흥민(31·토트넘)과 함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무대를 누비게 될까. 꾸준히 이적 소문이 있었던 이강인이 올여름 마요르카를 떠나는 것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 기자는 3일(한국시간) SNS(소셜미디어)에 “이강인이 올해 여름 마요르카와 작별할 예정”이라며 “EPL 팀들은 이적 가능성이 큰 이강인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마노 기자는 유럽 내 이적에 관해 공신력이 높은 인물이다.
이적설은 꾸준히 나왔다. 이강인은 지난 1월 겨울 이적시장 기간 다수 EPL 팀과 2020~21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팀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관심을 받았다. 아틀레티코가 이적시장 마감 전, 공식 제안서를 마요르카에 건넸다는 보도도 있었다.
그러나 마요르카는 ‘에이스’인 이강인을 보낼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 이강인을 내주면 당장 대체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강인은 이 시기쯤 구단 SNS 팔로우를 해지했는데, 현지에서는 이적을 막은 구단에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했다. 사실이라면 그 역시 이적을 고대한다는 뜻이다.
올여름에는 마요르카도 이적을 막기 힘들 전망이다. 마요르카와 이강인의 계약은 2025년 6월까지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계약이 2년 남는데, 제값을 받고 매각할 적기다. 무엇보다 마요르카가 이강인을 영입할 당시 설정한 바이아웃(타 구단이 일정 금액 이상 제시하면 원소속팀과 협의 없이 협상할 수 있는 조항)이 3000만 유로(427억원)로 알려졌다.
자금력이 풍부한 EPL 팀들 입장에서는 그리 부담스러운 금액이 아니다. 축구 이적 전문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이강인의 시장 가치는 1500만 유로(213억원)로 평가된다. 실제 이적료가 평가 가치보다 갑절 이상 뛰는 것을 고려하면, 저렴한 쪽에 가깝다.
마요르카 입장에서도 돈의 유혹을 이겨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마요르카는 프리메라리가에서 비교적 규모가 작은 구단이다. 스타 선수들과 결별은 불가피한 현실이다. 최대한 이익을 남겨 잠재력을 지닌 선수를 발굴하는 게 최선의 선택이다. 로마노 기자는 “이강인에게 잉글랜드에서 새로운 도전을 할 기회가 왔다. 마요르카에는 금전적으로 이익을 남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강인은 올 시즌 프리메라리가 26경기에 출전, 3골 4도움을 기록 중이다. 공격포인트 외에도 경기에 끼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드리블을 활용한 탈압박, 날카로운 크로스 등 장점을 가감 없이 뽐내며 유수의 빅클럽을 홀렸다. 이름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EPL 톱 팀이 이강인 영입을 원한다는 보도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다음 시즌 손흥민과 이강인의 ‘코리안 더비’도 기대할 수 있는 배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