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혐의로 물의를 빚었던 안준영 PD가 CJ ENM에 재입사하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
지난 3일 CJ ENM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퇴사했던 안준영 PD가 CJ ENM에 재입사했다. 안 PD는 지난 2019년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서 특정 참가자에게 특혜를 준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그는 순위를 조작, 문자투표 요금으로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를 받았고 여기에 연예기획사 관계자들로부터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까지 더해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결국 안 PD는 징역 2년 추징금 3700만 원을 선고받아 2019년 11월 구속돼 지난 2021년 11월 출소했다. 안 PD는 출소 이후 CJ ENM 인사위원회에 회부된 뒤 퇴사했다. 그렇게 그의 PD 생활은 끝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CJ ENM은 1년 5개월 만에 다시 그의 손을 잡았고 동행을 선택했다. 예견된 수순으로도 보인다. 당시 안 PD와 함께 사기 혐의로 실형을 받았던 김용범 CP도 형을 마치고 앞서 CJ ENM 글로벌 뮤직 TF팀으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안 PD의 CJ ENM 복귀를 두고 대중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많은 누리꾼들은 SNS와 커뮤니티에 “범죄를 저질렀던 인물의 재입사가 말이 되냐”, “방송 제작을 믿고 참여시켰던 참가자들, 참가자들의 가족 심정은 헤아리지 않는거냐”, “방송사의 이익 창출에만 눈이 먼 것이냐”라는 등 날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최근 CJ ENM이 대거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와중이기에, 대중의 시선은 더욱 차갑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안 PD 재입사는) 사실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건 분명 아니다. 안 PD를 채용하는 건 CJ ENM 고유의 권한인 건 맞다”면서도 “그러나 만약 안 PD가 오디션 프로그램을 또 한다 했을 때 그가 시청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램 제작은 안 PD 혼자 하는 게 아닌 수많은 관계자가 있을텐데 그들에게도 피해가 가게 된다. 시청자들도 안 PD만 아니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편한 마음으로 즐기기엔 아쉬움이 존재할 거라 본다”고 덧붙였다.
10년 이상의 비리 축구인들을 사면하며 논란을 빚은 대한축구협회는 최근 부회장단과 이사진 전원 사퇴를 결정했다. 대중문화계 비리의 무게가 스포츠계보다 덜한 것은 아닐 것이다. 범죄를 장려하고 진흥해서 콘텐츠 산업을 이끄려는 게 아니라면, 1년 5개월 만의 안 PD 재입사는 불편함이 가득해 보인다. CJ ENM의 선택이 안타까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