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플랫폼 시장에도 인공지능(AI)이 대세로 자리 잡는 모습이다. 사람 대신 면접 질문을 뽑아주고 자기소개서를 베꼈는지 직접 확인해 준다. 이처럼 불필요한 절차는 없애고 인사이트를 제공해 구직자와 기업 모두에게 강력한 무기로 떠올랐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채용 플랫폼들이 최근 앞다퉈 주요 서비스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있다.
이날 사람인은 챗GPT 기반 'Ai면접 코칭' 서비스를 공개했다. 챗GPT는 자연어 처리 AI 모델로 개발한 챗봇 서비스로, 지난해 11월 미국 오픈AI가 선보여 화제가 됐다.
Ai면접 코칭은 사람인 플랫폼에 저장한 자기소개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면접에 나올만한 질문을 생성한다. 해당 질문이 나온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근거 문장을 강조하는 기능도 뒷받침한다.
사람인 관계자는 "실제 채용과 면접관 교육을 진행하는 전문가들이 알고리즘 개발 과정에 투입됐다"며 "답변에 대한 판단은 직무나 개인별로 다르겠지만 참고용으로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잡코리아는 논문 표절 검사 서비스 '카피킬러'로 잘 알려진 AI 개발사 무하유와 손잡고 지난달 '자기소개서 AI 분석' 서비스를 출시했다.
인사담당자가 평가하고 싶은 지원자를 선택한 뒤 '자기소개서 분석하기' 버튼을 누르면, 무하유의 AI가 100억 건의 데이터베이스와 이력서, 자기소개서 등 지원자들의 채용 서류 내용을 비교해 표절률을 산출한다. 그대로 옮겨 쓴 문장이 무엇인지도 볼 수 있다.
무하유가 1년 동안 123만건의 자기소개서를 살펴본 결과 47%의 자기소개서가 30% 이상의 표절률을 보였다.
김희수 무하유 COO(최고운영책임자)는 "서류 평가 자동화로 업무의 부담은 줄이고 속도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HR(인적자원)업계에서 AI 기술은 전문가 대체 요소가 아닌 지원군 성격으로 생태계에 녹아들고 있다. 회사 추천·자기소개서 및 면접 지원·기업 업무 간소화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서 벗어나 커뮤니티에서도 활동하며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원티드랩은 지난달 말 AI 매니저를 직장인 커뮤니티에 도입했다. 챗GPT가 글과 댓글의 내용을 이해하고 함께 소통한다.
AI 매니저는 커리어 고민에 대한 조언은 물론 힘든 회사 생활에 대한 위로도 건넨다. 1대 1 대화만 가능한 일반 챗GPT와 달리 여러 이용자가 AI 매니저의 댓글에 다시 댓글을 달 수 있다.
AI와 커뮤니티 이용자가 상호작용하며 집단 지성을 발휘할 수 있는 서비스가 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원티드랩 관계자는 "게시판 관리 등 다양한 요소를 추가할 계획"이라며 "기업·기관의 커뮤니티 관리를 돕는 솔루션 출시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사람인도 커뮤니티에 챗GPT를 녹였다.
같은 회사에 두 번 지원하는 것이 이상해 보일까 두렵다는 한 이용자의 글에 AI 챗봇은 "회사는 적극적인 지원자를 환영한다"며 "이전에 면접을 거절했던 이유를 솔직하게 말하면 이해해 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