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 여론을 예상하지 못했던 걸까. 시청자 투표 조작 사건으로 형을 살았던 안준영 PD가 4월 CJ ENM에 재입사했다. 파장이 커지자 CJ ENM은 결국 사과했고 현재는 그의 재퇴사를 놓고 논의 중이다.
CJ ENM은 5일 “안준영 PD 채용 결정은 변명의 여지가 없는 잘못된 판단이었다”며 “과거의 잘못을 만회할 기회를 주고자 했던 결정은 사회의 공정에 대한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엠넷을 사랑하는 많은 분들, 그리고 최고의 콘텐츠 기업이라는 자부심으로 묵묵히 업무에 매진해온 임직원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당사는 지난 4년간 오디션 프로그램의 공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제작과 분리된 투표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모니터링 강화, 시청자위원회 운영 등 제작 과정의 투명성도 높여 왔다”면서 “채용 기준 관련하여 부족했던 점을 겸허히 수용하고 향후 이번에 드러난 문제점은 조속히 보완해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안준영 PD의 거취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앞서 안준영 PD는 엠넷 ‘프로듀스’ 시리즈의 시청자 문자 투표 결과를 조작하고, 기획사 관계자들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부당 이익을 챙긴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2021년 11월, 만기 출소한 그는 최근 엠넷으로 복귀했다.
엠넷 측은 이에 대해 “안 PD가 지난 과오에 대한 처절한 반성, 엠넷과 개인의 신뢰 회복을 위해 역할을 하고 싶다는 간절한 의지를 고려하여 한 번 더 기회를 주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응은 싸늘했다.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유료 투표 결과를 조작한 혐의로 감옥에 수감됐던 관계자가 CJ ENM에 재입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면서 “단 1년 만에 초고속 사면을 해버렸다”고 비판했다.
‘프로듀스’ 시청자들로 구성된 진상규명위원회 측도 “조작의 중심에 있던 PD를 재입사시키는 것이 CJ ENM과 엠넷이 추구하는 ‘공정의 가치’인지 의문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안준영 PD에 앞서 실형을 살고 출소한 김용범 CP 역시 업무에 복귀한 상태다. 논란 당시 CJ ENM 측은 두 사람의 범행이 개인의 일탈이라고 선을 긋고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입장을 내놨다. 회사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 이들을 다시 재입사 시킨 CJ ENM이 안준영 PD의 거취를 두고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