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 H.O.T.(그룹 H.O.T. 공식 팬클럽 이름)가 들고 일어날까. 영화 ‘킬링 로맨스’가 ‘행복’과 ‘레이니즘’을 아는 그 시절 팬들의 향수를 제대로 자극할 전망이다.
10일 오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킬링 로맨스’ 언론 시사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영화를 연출안 이원석 감독을 비롯해 주연을 맡은 배우 이하늬, 이선균이 자리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킬링 로맨스’는 섬나라 재벌 조나단(이선균)과 운명적 사랑에 빠져 돌연 은퇴를 선언한 톱스타 여래(이하늬)가 팬클럽 3기 출신 사수생 범우(공명)를 만나 기상천외한 컴백 작전을 모의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디즈니 공주처럼 변한 이하늬와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선균의 코믹 연기 합이 돋보인다.
영화에서는 비의 ‘레이니즘’과 H.O.T.의 ‘행복’이 주요하게 사용된다. ‘레이니즘’은 극에서 여주인공 황여래를 응원하는 팬들이 부르는 팬클럽 공식송. “레이니즘 레이니즘”이라고 반복되는 부분을 “여래이즘 여래이즘”으로 바꿔 사용할 만큼 공을 들였다.
‘레이니즘’과 반대에 있는 노래는 H.O.T.의 ‘행복’이다. 극에서 조나단이 여래의 마음을 사로잡을 때 부르는 노래로 이원석 감독은 이를 “마법의 주문처럼 사용한 곡”이라고 설명했다.
영화는 감독의 전작 ‘남자사용설명서’를 자연스럽게 떠올릴 만큼 병맛 코미디 요소가 많다. ‘행복’와 ‘레이니즘’도 등장인물들에 의해 각양각색 버전으로 바뀌어 펼쳐진다. 특히 악역이라 할 수 있는 조나단의 애창곡 ‘행복’은 극에서 큰 웃음 포인트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
이원석 감독은 “‘행복’은 내게 특별한 노래다. 우울할 때 그 노래를 들으면 행복해진다”고 말한 뒤 “H.O.T. 팬들 여기(언론 시사회에)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행복을 강요하는 느낌도 든다. 갑자기 그 노래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신나지기도 한다. 조나단은 여래에게 행복을 강요하는 사람이고, 그래서 ‘행복’을 부르면 잘 맞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킬링 로맨스’는 B급 병맛 코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무척 낯설게 느껴질 정도로 과장된 캐릭터 설정, 논리를 뛰어넘는 전개, 뜬금없는 전환으로 이어진다. 장르적인 면에서도 단순히 ‘코미디’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이런 다소 낯설 수 있는 영화에서 ‘행복’, ‘레이니즘’ 등 익숙한 노래는 관객들로 하여금 영화에 대한 친근감을 느끼게 한다.
이선균은 “초반 20분은 낯설 수 있지만 주요 등장인물인 세 사람이 만나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될 때부터는 몰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오픈마인드로 봐 달라”고 당부했다. 더불어 “코로나19 같은 상황이 다시 안 오길 바란다. 극장이 회복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이우너석 감독 특유의 톡톡 튀는 연출과 배우들의 호연이 합쳐진 영화 ‘킬링 로맨스’는 14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