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기둥’ 김민재(27·나폴리)가 설욕에 나선다. AC밀란을 상대로 실추한 명예를 다시금 되찾는다는 의지다.
나폴리는 13일 오전 4시(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의 산시로에서 AC밀란과 2022~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을 치른다. 두 차례 맞대결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이뤄지며 합산 스코어에서 앞선 팀이 준결승 무대를 밟는다.
열흘 만의 리턴 매치다. 나폴리 입장에서는 4강 진출을 위해 기선을 제압할 중대한 경기다. ‘리벤지 매치’의 의미도 있다. 지난 맞대결에서 이례적으로 무너진 김민재에게도 동기부여가 클 경기다.
올 시즌 유럽에서 가장 맹렬한 기세를 뽐내던 나폴리는 지난 3일 밀란을 상대로 4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공식전 최다 실점 패배(0-4)였다. 이날 선발 출전한 김민재도 흔들렸다. 상대 공격수 하파엘 레앙, 알렉시스 살레마키어스에게 고전했다. 그는 피치를 밟은 양 팀 선수 32인 중 가장 낮은 평점(5.62)을 받기도 했다.
빡빡한 일정, 장거리 비행 등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국내 A매치 2연전을 마친 김민재는 “멘털이 많이 무너져 있는 상태다. 몸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더구나 대표팀 동료 손흥민(31·토트넘)과 불화설까지 나돌아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을 만하다. 밀란전이 악재가 겹친 후 치른 첫 경기였다.
반등은 한 경기면 충분했다. 김민재는 지난 8일 레체와 이탈리아 세리에 A 29라운드에서 선발 출전, 날카로운 크로스로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수비력 역시 돋보였던 그는 양 팀 통틀어 최고 평점(8.5)을 받았다. 축구 통계 매체 후스코어드가 선정한 이주의 팀 멤버로 뽑히기도 했다.
단 한 경기만에 평가를 확 바꾼 김민재는 밀란전에 선발 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민재는 앞서 본인을 괴롭힌 윙어 레앙과 살레마키어스, 그리고 ‘가장 막기 힘든 공격수’로 꼽은 올리비에 지루와 맞대결할 전망이다. 두 윙어와 스피드 싸움, 지루와 공중볼 경합을 이겨내야 한다.
새 역사에 도전하는 나폴리는 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UCL 8강에 오른 나폴리는 이미 구단 역사상 최고 성적을 썼다. 이제는 나폴리가 남기는 발자국이 새 역사가 된다. 엿새 뒤 2차전이 있어 첫 경기에서 승전고를 울려야 4강행 가능성이 커진다.
부상 공백을 메우는 게 나폴리의 미션이다. 지난달 A매치 기간 나이지리아 대표팀에서 허벅지를 다친 ‘주포’ 빅터 오시멘의 출전이 불투명하다. 오시멘은 현지 기준 밀란전 사흘 전 치른 팀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다. 후보 공격수인 조반니 시메오네도 최근 부상을 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