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외야수 김태훈은 지난 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훈련 도중 발목이 접질려 쓰러졌다. 병원 검진 결과, 오른쪽 발목 인대가 심하게 손상돼 3개월간 전력에서 이탈해야 한다는 소견을 받았다.
부상병동이다. 삼성은 김태훈뿐 아니라, 주전 중견수 김현준과 백업 포수 김재성의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현준은 시즌 직전 당한 유구골 골절로 3개월 이탈 소견을 받았고, 김재성도 비슷한 시기에 우측 옆구리 내복사근이 찢어져 2개월 간 회복이 필요하다.
삼성의 구상은 꼬일 대로 꼬였다. 우선 주전 리드오프 김현준의 이탈로 타순이 꼬였다. 김지찬이 김현준의 공백을 메우는 듯했지만, 그도 시즌 전 햄스트링 부상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처지다. 최근에는 저조한 성적으로 리드오프 선발로 나오지 못하는 상황. 이 여파로 삼성은 중심타자 구자욱을 리드오프로 투입하는 등 변화를 꾀했으나, 타선의 유기적인 연결까지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매 경기 라인업 작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재성의 이탈도 뼈아프다. 김재성은 ‘제3의 포수’로 분류돼 있지만, 주전 포수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공‧수 기량이 뛰어나다. 지난해 박진만 감독대행(현 감독)이 전담포수제를 폐지한 뒤 알버트 수아레즈 등이 김재성과 새로 호흡을 맞춰 부활에 성공하기도 했다. 김재성은 공격에서도 63경기 타율 0.335를 기록할 정도로 빼어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삼성은 김재성 덕분에 다양한 전략을 세울 수 있었고, 올해도 기대가 컸다. 하지만 부상으로 계획이 꼬였다.
김태훈도 백업 외야수와 왼손 대타로 활용 가치가 컸다. 지난겨울 KT 위즈로 떠난 김상수의 보상선수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김태훈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두각을 드러낸 바 있다. 특히 14차례 시범경기에서 3홈런 12타점을 올리면서 중장거리 타자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시즌 초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현재 삼성 엔트리에 좌타자가 6명이나 되지만, 백업 선수 중 김태훈만큼 장타력이 뛰어난 선수는 없다.
최근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타구에 발을 맞아 시퍼렇게 멍이 들고, 외국인 타자 호세 피렐라도 수비 도중 펜스에 부딪혀 구급차에 실려 가는 등 불운도 잇따랐다. 오승환은 블론세이브, 피렐라는 복귀 이후 20타수 2안타(1홈런)에 그치는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뒷문 불안에 타선의 응집력 부재로 연패에 빠진 삼성으로선 선수들의 줄부상에 한숨만 내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