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에이스 안우진(24)이 스위퍼(Sweeper)를 연마하고 있다. 더 위력적인 투구를 보여줄 전망이다.
지난 13일 안우진의 잠실 두산 베어스전 등판은 유독 주목받았다. 2년 차 우완 투수 문동주(20·한화 이글스)가 바로 전날(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국내 투구 역대 최고 구속(160.1㎞/h)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안우진은 현재 리그 최고의 파이어볼러로 인정받는 투수. 자연스럽게 경쟁 구도가 만들어졌다.
안우진은 13일 두산전에서 최고 구속 158.2㎞/h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30일 SSG 랜더스전에서 기록한 개인 최고 구속(158.4㎞/h)보다 조금 느린 공이었다. 안우진은 이날 강속구뿐 아니라 슬라이더와 커브를 적절히 배합해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소속팀 키움의 9-2 승리를 이끌고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경기 뒤 안우진은 "160㎞/h는 당연히 던지고 싶은 기록이다. 나는 의식하고 강하게 던져도 안 나온 구속을 해낸 문동주가 대단하다"면서도 "(13일) 두산전에서 구속은 의식하지 않았다. 중요한 건 공을 목표 지점에 정확하게 던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우진은 더 빠른 공보다 효과적인 공 배합,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을 수 있는 변화구 구사에 더 신경 쓰는 것 같다. 현재 횡(좌우)과 종(위아래) 방향으로 변하는 2가지 슬라이더를 구사할 수 있다. 최근에는 메이저리그(MLB)에서 화제를 모은 구종인 스위퍼를 연마하고 있다. 안우진은 "던져보고 싶어서 연습 중이다. (팀 동료) 에릭 요키시가 그립을 알려주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스위퍼는 변형 슬라이더 일종으로 수평으로 크게 휘어 마치 홈플레이트를 빗자루질하는 것과 흡사하다며 붙여진 명칭이다. 슬라이더에 비해 상하 움직임은 적지만, 좌우 변화가 크다. 구속은 더 느리다. 지난 3월 미국과 일본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 9회 초 2사에서 일본 투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소속팀 팀 동료이자 미국 간판타자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을 잡을 때 구사한 공이 바로 스위퍼였다.
안우진은 "요즘 투수들이 스위퍼에 대해 얘기를 많이 나눈다. 오타니를 좋아하는 선배들도 여러 정보를 알려줬다"며 "아직은 내가 던지면 옆으로 휘지 않고 아래로 떨어진다. 아직 잘 안 되지만, 연마하면 우타자를 상대로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안우진은 빠른 공만으로 상대 타자를 제압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변화구 제구력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다. 지난해 6월 29일 나선 KIA전에서는 송신영 투수 코치에게 배운 포크볼을 처음으로 실전에서 활용해 효과를 보기도 했다.
올 시즌은 등판한 3경기에서 포크볼을 1개도 던지지 않았다. 안우진은 "포크볼은 삼진을 잡는 데 유용하지만, 손가락이 조금 아프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도 슬라이더를 두 종류로 던진다. 구속과 각도를 다르게 하면 상대 타자는 다른 공으로 여길 수 있다"고 전했다.
안우진은 13일 두산전에서 리그 대표 타자 양의지를 슬라이더로 제압했다. 2회 말 첫 승부에서는 볼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우타자 기준)으로 휘는 슬라이더를 보여준 뒤 풀카운트에선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을 잡았다.
4회 1사 1루에서 맞이한 2번째 승부에서는 최근 연마했다던 스위퍼를 구사한 것 같다. 앞선 2회 보여준 슬라이더보다 바깥쪽 대각선으로 휘어지는 각도가 훨씬 컸다. 양의지의 헛스윙을 끌어냈다.
올 시즌 19이닝 동안 단 1점만 내줬고, 삼진은 29개나 잡은 안우진이다. 스위퍼까지 장착하면 얼마나 더 강해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