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1·토트넘)이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대항전에 나서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토트넘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부진과 경쟁팀들의 선전이 맞물린 탓이다.
토트넘은 지난 15일(한국시간) EPL 31라운드 홈경기에서 본머스에 2-3으로 역전패했다. 손흥민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했다. 반면 같은 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비롯해 애스턴 빌라,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 등 다른 경쟁팀들은 잇따라 승전고를 울렸다.
토트넘은 승점 53(16승 5무 10패)으로 5위를 유지했지만, 상위 팀들과 격차는 벌어졌다. 반면 하위권 팀들과 격차는 줄었다. 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인 3위 맨유, 4위 뉴캐슬과 승점 차는 각각 6과 3이다. 문제는 토트넘이 앞선 두 팀보다 한 경기 더 치렀다는 점이다.
UCL보다 한 단계 낮은 UEFA 유로파리그(UEL) 진출도 낙관적인 상황은 아니다. UEL 출전권은 5위 팀에 주어지는데, 6위 애스턴 빌라나 7위 브라이턴의 추격이 거세다. 특히 애스턴 빌라는 최근 5연승을 포함해 8경기 연속 무패(7승 1무)의 무서운 기세로 토트넘을 3점 차로 쫓고 있다. 7위 브라이턴도 토트넘보다 두 경기 덜 치르고도 승점 차는 4에 불과하다.
UCL, UEL에 이은 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UECL)도 마찬가지다. UECL 출전권은 리그컵 우승팀인 맨유가 이미 확보했는데, 맨유가 UCL이나 UEL에 출전하면 리그 6위에 출전권이 돌아간다. 애스턴 빌라와 브라이턴의 추격 속에 토트넘은 최근 1승 2무 1패로 주춤하고 있다.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가오는 험난한 일정을 보면 우려가 더 커진다. 토트넘은 23일 4위 뉴캐슬 원정을 시작으로 맨유, 리버풀(원정)과 차례로 격돌한다. 무서운 기세를 보여주고 있는 애스턴 빌라와도 36라운드 원정 맞대결이 예고돼 있다. 손흥민이 살아나기 시작했지만 토트넘의 전반적인 부진을 돌아보면 어떤 경기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시선은 손흥민에게 향한다. 만약 토트넘이 어떠한 UEFA 대회에도 나서지 못하면, 토트넘을 떠나지 않는 한 손흥민은 11년 만에 유럽대회를 누비지 못하게 된다. 손흥민은 지난 2013~14시즌 바이엘 레버쿠젠(독일) 시절부터 10시즌 연속 UEFA 무대를 누벼왔다.
손흥민 입장에선 커리어에 악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대형급 선수들도 이적을 추진할 때마다 UCL 등 UEFA 클럽대항전 출전 여부를 중요한 변수로 고려할 정도다. 토트넘을 둘러싼 우려가 현실이 되는 날, 손흥민도 자신의 거취를 두고 중대한 기로에 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