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원준(29·두산 베어스)은 지난 18일 대전 한화전에서 7이닝 1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펼쳤다. 특히 6회까지는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고 노히트 행진을 펼쳤다.
특유의 공격적인 투구가 빛을 발했다. 하이 패스트볼을 중심으로 스트라이크존 상하를 공략해 뜬공을 유도하는 기존 전략은 여전했다. 여기에 필요할 때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집요하게 찌르는 변신도 보여줬다. 하위 타선을 상대할 때는 한 가운데 투구도 두려워하지 않는 공격적인 모습으로 투구 수를 절약했다.
완벽투를 펼치고도 그는 여전히 시즌 '0승' 투수다. 두산 타선은 이날 최고 시속 159㎞를 기록한 한화 문동주에 틀어막혔고, 9회 초가 되어서야 득점에 성공하며 2-0으로 승리했다.
6회까지 이어졌던 노히트노런 도전도, 개인 승리도 날아갔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고도 8승 13패(최다패 공동 1위)에 그쳤던 불운이 이어지고 있다. 최원준은 지난 2일에도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고 타선이 득점하지 못해 시즌 첫 패를 기록했다.
개인 패 기록만이 문제가 아니다. 최원준은 8일 경기에서 5이닝 5실점 부진했고 팀도 패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최원준 등판 경기 7연패였다. 2022년부터 지난 8일 KIA전까지 최원준이 등판한 32경기에서 두산이 거둔 건 단 10승(승률 0.313)에 불과했다.
그래서 최원준은 승패 없던 18일 경기에 "아쉽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이전 내가 등판한 2경기에서는 팀이 모두 졌다. 그게 마음에 걸렸다. 그걸 깨고 싶었다"고 했다.
호투의 공도 포수 양의지에게 돌렸다. 최원준은 "의지 형이 사인을 내는 대로 던졌다"며 "확실히 지난 몇 년간 상대 팀도 내 (투구 성향) 데이터를 쌓아놨다고 느꼈다. 그런데 의지 형이 오면서 공 배합이 많이 변했다. 몸쪽도 많이 던지고, 커브도 많이 쓴다. 상대도 헷갈린 것 같다"고 했다.
등판 경기 팀 연패는 끊었다. 개인 시즌 첫 승을 바라볼 만한데 최원준은 욕심을 내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팀이 많이 지면서 하위권 순위(9위)를 경험했다. 일단 팀이 오늘처럼 이기는 게 먼저다. 우리 팀 선발투수들은 모두 그렇게 생각한다"며 "(부상 회복 중인) 딜런 파일이 돌아오면 다른 투수들도 더 편하게 던질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그는 또 "당연히 10승은 다시 달성하고 싶지만, 그건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다. 딜런이 왔을 때 그가 부담 없이 던질 수 있도록 우리가 만들어 놓는다면 충분히 5강 안에 들 것 같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