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국(27·코리안좀비MMA)은 지난 2월 미국 종합격투기 단체 UFC 진출 문턱에서 미끄러졌다. 그때를 떠올린 최승국은 거듭 ‘아쉽다’는 말을 뱉었다.
최승국은 UFC 계약이 걸린 로드 투 UFC 플라이급 결승전에서 박현성(28·김경표짐)에게 리어네이키드 초크를 내줘 패했다. 앞서 1, 2라운드를 잘 풀어간 뒤 마지막 3라운드에서 당한 패배라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파죽지세의 5연승 행진(총전적 6승 2패)이 끊겼고. 꿈에 그리던 UFC 진출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최근 본지와 통화에서 최승국은 “졌을 당시에는 괜찮았다. 그때는 (패배를) 받아들이고 더 열심히 하자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때 왜 그랬지’라는 생각이 들고 후회가 남는다. 실력이 부족해서 졌지만, UFC란 큰 무대에 겁먹은 것 같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운이 좋게도 최승국에게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결승전을 치른 약 3주 뒤 로드 투 UFC 시즌2 참가 제안이 왔고, 곧장 수락했다고 한다. 최승국은 “작년부터 3경기를 소화했는데, 바로 경기에 나서야 해서 몸이 지친 것 말고는 괜찮다. 빨리 싸우고 싶었다. 선수는 시합으로 증명해야 한다. 쉬면 좋았겠지만, 이런 좋은 기회가 쉽게 오지 않을 것 같았다”고 했다.
‘스승’ 정찬성은 ‘제자’ 최승국이 함께 옥타곤을 누비리라 믿는다. 최승국은 “(정찬성이) 충분히 다시 (UFC에)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며 “찬성이 형도 이야기했는데, 실력(부족)보다는 내가 스스로를 못 믿는다고 하더라. 나 자신을 믿고 싸워보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지난 로드 투 UFC에서는 계약에 사활을 걸었다면, 이번 대회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확연히 다르다. 그는 “무조건 (UFC와) 계약해야겠다는 마음보다 한 경기 한 경기 집중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8강부터 시작되는 토너먼트이기에 세 경기에서 승리하면 UFC에 입성할 수 있다. 최승국은 미리 먼 목표를 좇지 않는다는 자세다.
그의 8강전 상대는 인도 파이터 수밋 쿠마르(4승 무패)다. 매치가 잡힌 후 곧장 상대를 파악했고, 전략도 짜놨다. 최승국은 “상대는 싸움꾼 스타일이다. 오른손 훅이 강하고 레슬링 기술이 좋다”면서도 “지난 대회 때 임팩트 있는 타격이 없었는데, 이제는 타격도 자신 있게 할 생각이다. 상대가 크게 (주먹을) 휘두르는 타입이라 안전하게 머리를 잘 빼고 주먹(싸움)을 걸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최승국은 지난 로드 투 UFC 3경기에서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했다. 무리한 공격보다는 타격과 그라운드를 고루 섞어 상대를 제압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대회에서) 임팩트 있는 경기도 해보려고 한다. 상대가 터프하니까 준비한 카운터로 1라운드 KO로 끝낼 것 같다. (혹시) 못 끝내면 판정으로 무난하게 이길 것 같다. 운영은 이전과 똑같이 하겠지만, 킬러 본능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로드 투 UFC 시즌2 오프닝 라운드는 내달 27일, 28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다. 토너먼트 우승자는 UFC에 입성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