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런 저지. AFP=연합뉴스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올해 도입한 '피치 클록' 규정은 경기 시간 단축에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MLB는 4월 개막 한 달 동안 9이닝당 평균 경기 시간 2시간 37분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시간 5분보다 28분이나 단축됐다.
'피치 클록' 도입 영향이 크다. 올 시즌 투수는 주자가 없으면 15초, 주자가 있어도 20초 이내에 공을 던져야 한다. 타자는 피치 클록이 끝나기 8초 전에 무조건 타격 자세를 취해야 한다. 투수가 '피치 클록'을 어기면 볼 1개, 타자가 어기면 스트라이크 1개가 자동으로 주어진다. '피치 클록' 위반은 지난달 총 425경기에서 313차례 발생, 경기당 0.74개를 기록했다.
도입 전만 하더라도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경기 시간 단축의 필요성을 공감한 MLB 사무국은 과감히 결정했다. MLB 경기위원회 투표에선 선수 측 위원 4명이 피치 클락 도입과 수비 시프트 금지에 반대표를 행사했지만, 11명의 경기위원회 위원 중 6명의 사측 위원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점차 '피치 클록' 도입 효과가 나타나면서 긍정적인 인식이 늘어나고 있다. AP통신은 "선수들은 물론 직원들도 (경기 시간이 줄어들어) 가족들이 깨어 있는 시간에 집으로 돌아간다"고 전했다.
MLB는 이 외에도 수비 시프트를 금지하고 베이스를 종전 15제곱인치에서 18제곱인치로 키웠다. 이에 따라 경기 시간은 줄고, 타율과 도루 득점은 늘었다. 뉴욕 양키스의 주전 1루수인 좌타자 앤소니 리조는 "(시프트 금지로) 안타 10개 정도는 이득을 본 기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도루는 25년 만에 최고인 40%나 증가했다. 지난해 1.0개였던 경기당 도루가 올해 1.4개로 늘었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업체인 엘리어스 스포츠 뷰로에 따르면 경기당 도루는 1999년 이후 가장 많아졌고, 도루 성공률(79.2%)은 역사상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자연스럽게 경기당 득점은 지난해 8.1점에서 올해 9.2점으로 늘었다.
새 규칙 도입을 자문한 테오 엡스타인 전 보스턴 레드삭스 사장은 "단순히 홈런으로 점수를 뽑는 것보다 인플레이 타율이 증가하고 도루도 늘면서 경기가 훨씬 재미있어졌다. (변화에 따른) 효과는 아주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