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솔로 활동으로도 미국 빌보드 차트에서 최정상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통상적으로 그룹의 팬덤과 멤버 개인 팬덤에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룹 활동을 할 때는 멤버별 팬덤까지 모두 지지를 보내지만 개인 활동에는 해당 멤버의 팬덤만 지지를 보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방탄소년단처럼 그룹 활동과 멤버별 개인 활동의 성적이 비례하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2일 미국 차트 빌보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는 지난달 21일 발매한 첫 솔로 정규앨범 ‘디-데이’(D-DAY)로 빌보드 메인 앨범차트 ‘빌보드 200’에 2위로 랭크됐다. 이 기간 ‘디-데이’ 앨범은 14만 장 판매고를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슈가는 또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인 ‘핫 100’에서는 58위에 올랐다.
앞서 같은 그룹 멤버 지민은 솔로 앨범 ‘페이스’(FACE)로 지난달 4일 ‘빌보드 200’ 2위에 올랐고 ‘핫 100’에서는 타이틀곡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로 K팝 솔로 아티스트로서는 처음으로 1위에 등극했다. 슈가와 지민이 연이어 기록한 ‘빌보드 200’ 2위도 K팝 솔로 아티스트 최고 기록이다.
이들뿐이 아니다. 지난 3월 공개된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의 ‘온 더 스트릿’(On the Street)은 빌보드 ‘핫 100’에 60위로 진입했다. 리더 RM은 지난해 12월 발매한 솔로 앨범 ‘인디고’로 ‘빌보드 200’ 15위로 진입했다가 3위로 순위를 끌어올리며 솔로 파워를 보여줬다. RM은 ‘핫 100’에서는 8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0월 발매된 멤버 진의 솔로곡 ‘디 애스트로넛’은 ‘핫 100’에 51위로 진입했으며, ‘월드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에서는 13주의 차트인을 기록했다. 정국은 지난해 6월 발매한 찰리푸스와의 협업곡 ‘레프트 앤 라이트’로 ‘핫 100’ 22위에 이름을 올렸다.
방탄소년단 이 그룹으로 활동하며 앨범을 발매할 때마다 이 차트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한 것은 앨범과 음원을 소비하는 글로벌 팬덤이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방증한다.
올해 초 발표된 IBK투자증권 자료에 따르면 하이브, SM, JYP, YG 등 엔터 4사의 코어 팬덤 규모는 약 350만 명이며 최고 코어 팬덤 그룹은 방탄소년단으로 70만 명으로 파악됐다. 방탄소년단이 솔로 활동에서도 그 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그룹 팬덤의 영향력이 고스란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이전부터 자신의 색깔이 담긴 노래들을 팬들에게 어필해 왔고 특히 솔로 앨범은 음악적 퀄리티와 함께 멤버별 개성을 잘 담았기에 팬들의 아낌없는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관측했다. 이어 “현재 K팝 전체에서 방탄소년단의 군백기(군대+공백기)로 인한 부재가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멤버들이 솔로 활동을 펼치는게 곧 방탄소년단 활동하는 정도의 힘을 발휘한다고도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이 세계 최고의 아티스트로 입지를 다지다보니 ‘방탄소년단 현상’이라고 할 만큼 상식을 뛰어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솔로 활동은 그룹 활동보다 주목도가 떨어지는 게 일반적인데, 방탄소년단은 팬덤의 충성도가 워낙 높다보니 통념에서 벗어나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