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선수들과 만나지 못했지만, 최근 1군 경기력이 괜찮아진 상황에서 합류하게 됐다. 큰 틀에서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 현재 컨디션 좋은 선수를 밀고 나가겠다."
긴박하게 정식 감독 자리에 앉게 된 최원호 신임 한화 이글스 감독이 당면한 과제부터 풀게 됐다. 분위기를 타다가 감독 경질을 맞이한 한화 선수단을 이끌고 '1위' SSG 랜더스와 상대해야 한다.
한화는 지난 11일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경질하고 최원호 퓨처스(2군)리그 감독을 정식 감독으로 선임했다. 계약 규모는 3년 총액 14억원. 육성 전문가로 꼽히던 최 감독은 지난 2020년 한화 퓨처스팀 감독으로 부임 후 지난 3년간 유망주들을 지도해왔다. 2020년 한용덕 감독이 경질됐을 때는 1군 대행도 수행한 바 있다.
'최원호 호'의 키워드는 결국 '고정'이다. 수베로 감독은 그동안 멀티 포지션, 타순, 불펜 등에서 변화무쌍한 실험을 이어갔다. 한화 구단은 부임 3년 차인 올해 그 부분이 고정돼 내년 치고 나갈 수 있길 바랐다. 12일 본지와 연락이 닿은 최원호 감독은 "구단과는 앞으로 어떤 식으로 경기 운영을 할지 이야기를 나눴다"며 "특히 유격수와 포수는 수비를 우선적으로 봐야 하지 않겠냐고 이야기했다. 타격 파트는 타격 컨디션이 우선되어야 하겠지만, 컨디션이 비슷하다고 판단되면 데이터도 대입되어야 할 것"이라며 "수비 시프트도 선수들의 의견을 종합해 가이드라인을 조금 수정해야 하지 않겠냐는 말도 나눴다. 불펜도 투수 코치진과 상의해 보직을 정하고 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코치진 변화도 있다. 호세 로사도 코치 등 수베로 사단 외국인 코치들이 빠진 가운데 긴급 수혈이 어려워 퓨처스팀 코치들이 1군으로 올라온다. 최 감독은 "퓨처스에서 호흡을 맞췄던 고동진, 정현석 코치가 1군에 합류한다"고 전했다.
최원호 감독은 "수베로 감독님께서 그동안 선수들이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할 수 있게 해주셨다. 그래서 선수들을 평가할 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었다"며 "이제는 안정된 포지션을 찾아줘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한다. 더 안정된 경기를 펼쳐야 하겠다"고 말했다.
선수 보호에 대한 기조도 이어간다. '이기는 야구'를 표방한다고 이전에 지양하던 투수 기용이 나타나진 않을 전망이다. 최원호 감독은 "조금 더 이기는 야구를 하자고 했지만, 그 이전에 젊은 선수들의 몸을 망가뜨리면서까지 이기는 야구를 하자는 게 아니다"라며 "젊은 투수들의 관리를 계속 이어가면서, 경기 안에서 조금 더 이길 수 있는 경기 운영을 하자는 취지다. 선수 관리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당면한 과제는 선수단 분위기 정비다. 연승을 달리던 중 수장이 교체됐다. 11일 경기를 마치고 인천으로 이동하려 했던 선수단의 분위기가 좋기 어렵다. 자칫 겨우 회복한 팀 기세를 다시 잃을 수 있다. 공교롭게도 첫 상대가 KBO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SSG다.
최원호 감독은 큰 틀에서 현재 한화의 야구를 이어갈 것이라는 점도 전했다. 최 감독은 "선수들과는 아직 만나지 못했다. 오후 얼굴을 보게 될 것 같다"며 "지금 팀 경기력이 괜찮아진 상태에서 내가 합류하게 됐다. 큰 틀에서 바꿀 생각은 아니다. 최근 경기력과 컨디션이 좋은 선수들의 기용은 그대로 밀고 나갈 생각"이라고 다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