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나는 ‘롱디’ 개봉을 맞아 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출연하는 상대방과 서로 사랑하는 연기를 하는 게 신기했다”고 이야기했다.
‘롱디’는 서른을 앞두고 장거리 연애를 시작한 5년 차 동갑 커플 도하(장동윤)와 태인(박유나)의 언택트 러브 스토리. 장거리 연애를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요소들이 영화 곳곳에 삽입돼 있다.
사실 장거리 연애는 박유나 스타일은 아니다. 1시간 거리도 멀다고 느끼는 박유나는 연인이 가까이에 있었으면 한다. 박유나는 “장거리 연애는 사실 생각도 안 해 봤다. 30분 거리 정도면 가능하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하지만 영화 속 도하와 태인처럼 장기 연애는 해보고 싶다. 오래 곁에 머물며 숙성되는 사랑을 느껴보고 싶다. 박유나는 10년 이상을 이야기했다.
“서로 진짜 사랑하면 오래 만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도 10년, 20년 가는 사랑을 해보고 싶어요. 진하고 오래가는 그런 사랑이요.”
‘롱디’는 100% 스크린라이프(Screenlife) 기법으로 촬영됐다. 스크린라이프란 PC, 모바일, CCTV 등 디지털 기기의 스크린을 통해서만 구성된 영화의 장르를 의미한다. SNS 창, 웹 캠, 유튜브 화면 등으로만 영화가 진행된다.
스크린라이프 기법은 영화 ‘서치’(2018)에서 처음으로 시도돼 화제를 모았다. 한국에서는 영화 ‘곤지암’(2018)이 비슷한 시도를 했으나 공포나 스릴러 장르가 아닌 로코 장르에서 100% 스크린라이프 기법을 시도한 건 ‘롱디’가 최초다. 언택트 시대에 스크린으로만 소통하는 것이 일상적인 일이 된 덕분에 로맨틱 코미디와 스크린라이프 형식의 결합이 크게 어색하지 않게 됐다.
다만 배우들은 연기를 하며 여러 가지를 신경 써야 했다. 연인 사이지만 서로 붙어 있는 장면보단 영상 통화 등을 통해 연락하는 장면이 많았고, 영상 통화 장면조차 실제 통화가 아닌 각자 카메라를 보고 연기해야 했다.
박유나는 “보통 동윤 오빠가 먼저 영상을 찍고 그걸 보고 내가 찍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면서 “그 덕에 나는 동윤 오빠보다는 수월했지만, 그래도 내 얼굴을 보면서 영상 통화를 할 수가 없으니 어색하긴 했다. 그래서 촬영을 할 때 시간이 조금 더 오래 걸렸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장동윤과 호흡은 좋았다. 박유나는 “오빠(장동윤)가 너무 잘챙겨줬다”면서 “처음에 어색했을 때도 내가 게임을 좋아하는 걸 알고 먼저 다가와 줬다. 연락하고 술 마시자는 말도 먼저 해줬다. 덕분에 나중엔 친오빠 같은 마음까지 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도하와 태인이는 5년이라는 시간을 함께한 사이다. 동윤 오빠가 리드를 잘해준 덕에 그런 오래된 연인 사이를 잘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덕분에 편하게 촬영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사회초년생 도하와 인디 뮤지션 태인이 장거리 연애를 시작하면서 벌이는 언택트 러브 스토리를 담은 영화 ‘롱디’는 지난 10일 개봉해 현재 상영 중이다. 12세 관람가. 101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