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35·KIA 타이거즈)이 노련한 투구로 한 주 두 경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다만 통산 다승 단독 2위의 역사는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양현종은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정규시즌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와 3분의 1이닝 10피안타 1볼넷 5탈삼진 4실점(2자책점)을 기록했다. 5회까지 실점을 최소화하며 버텼으나 6회 두산 어린 타자들에게 연타를 맞고 무너졌다.
양현종은 앞서 9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 선발 등판, 8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올 시즌 3승을 수확했다. 이날 승리로 그는 정민철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이 세웠던 통산 161승 대기록에 나란히 섰다. 두 사람보다 많은 승수를 거둔 이는 송진우(210승) 전 한화 이글스 코치가 유일하다.
한 주의 시작을 가볍게 시작한 그는 바로 다음 등판인 14일 162번째 승리를 향해 출격했다. 김종국 KIA 감독은 경기 전 양현종을 두고 "훌륭하게 완급 조절을 하는 투수"라며 그의 노련함을 기대했다.
KIA는 이날 경기 전까지 4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호투가 필요했고 양현종은 그 기대에 부응했다. 힘으로 두산을 압도하지 못했지만, 노련한 투구로 실점을 최소화했다.
1회 때 번트안타만 허용했던 양현종은 2회 말부터 위기를 맞았다. 선두 타자 허경민에게 안타를 내준 이후 곧바로 김민혁에게 2루타를 맞고 무사 2·3루 위기를 맞았다. 인플레이 타구 하나만 나와도 위태했던 상황. 그러나 양현종은 침착했다. 노련하고 예리한 투구로 젊은 두산 타자들을 잡아냈다. 송승환-조수행-이유찬으로 이어지는 하위 타선을 저마다 다른 공 배합으로 잡아내고 마쳤다.
위기는 3회에도 이어졌으나 양현종을 흔들진 못했다. 양현종은 3회 말에도 선두 타자 정수빈의 볼넷과 박계범의 안타로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위기 탈출에는 공 단 2개면 충분했다. 그는 잘 제구된 체인지업으로 양의지에게 3루수 병살타를, 직구로 양석환에게는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각각 공 1개면 족했다.
4회 첫 실점이 나왔다. 이번엔 2사를 먼저 잡았으나 반대로 이후 흔들려 실점이 됐다. 허경민과 김민혁을 잡고 출발했던 양현종은 2회 노련하게 잡았던 하위 타선에 역습을 허용했다. 2사 후 첫 타자인 송승환에게 중견수 방면 안타를, 후속 타자 조수행에게는 우중간 안타를 내줬다. 공격적인 양현종에 맞춰 공격적으로 휘두른 두산의 전략이 통했다. 양현종은 결국 이유찬에게도 적시타를 허용, 이날 첫 실점을 두산에 내줬다.
안정감을 다시 찾는 듯 했으나 6회 다시 한 번 두산의 젊은 야수들이 양현종을 흔들었다. 선두 타자 허경민이 기회를 만든 두산은 김민혁의 실책 출루, 송승환의 희생 번트로 1사 2·3루 기회를 만들었다.
빠른 발의 조수행이 '번트'로 해결사가 됐다. 조수행은 기습 스퀴즈로 김민혁을 불러들여 리드를 벌렸다. 이어 이유찬의 좌전 안타가 터지면서 3번째 실점까지 만들어졌다.
결국 KIA는 양현종을 내리고 불펜 최지민을 올렸다. 그러나 최지민이 2사 후 박계범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했고, 책임 주자 조수행까지 득점하면서 양현종의 실점은 4점으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