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난데스(24·인천 유나이티드)는 피치 위에선 선수 22인 중 단연 돋보였다. 짧지만, 강렬한 파란색 머리 때문이었다. 에르난데스는 분위기 반전과 동시 팬들을 위해 머리를 인천의 상징색인 파란색으로 최근 염색했다.
인천은 1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13라운드 홈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인천은 목표였던 승점 3을 챙기진 못했지만, 2연패 늪에서 벗어나며 분위기를 추슬렀다.
이날 인천의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에르난데스는 풀타임 활약하며 호시탐탐 전북 골문을 노렸다. 비록 득점은 하지 못했지만, 내려와 볼을 받고 공간으로 연결하는 등 제 역할을 다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마주한 에르난데스는 “좋은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팀적으로나 조직적으로 마찬가지다”라며 “아직 (시즌) 초반이다. 좋은 선수들이 많이 들어오긴 했지만, 지난해처럼 조직적으로 더 나아질 점이 있는 것 같다. 훈련 때마다 선수단 내부에서 조직적, 공격적, 수비적인 부분에서 나아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공격에서 많이 어려운 상황인 것은 사실이지만, 많은 골을 넣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시즌 인천은 제르소, 신진호 등 리그 정상급 선수들을 여럿 품으며 세간의 기대를 받았다. 시즌 전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인천을 톱4 후보로 올려놓는 사령탑도 적잖았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른 시즌을 보내고 있다. 리그 13경기에서 3승 4무 6패를 기록, 12개 팀 중 10위에 위치했다.
에르난데스는 “외국인 선수들끼리 작년보다 올해 더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 조직적으로 맞춰가는 단계다. 친구, 가족에게 항상 얘기하지만, 결과가 중요하다. 올해 말에 좋은 결과로 시즌을 마무리할 거라고 말한다”며 밝은 미래를 자신했다.
에르난데스에게도 만족스럽지 못한 시즌이다. 지난 시즌 후반기에 입단해 8경기 4골 4도움을 기록했지만, 올 시즌에는 13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올리는 데 그쳤다. 머리색을 바꾼 이유는 분위기 전환의 일환이었다.
그는 “비주얼을 바꾸고 싶었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팀의 상징이 파란색이다. 파란색으로 염색해서 팬들을 기쁘게 하고자 했다”며 “와이프가 다니는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고 왔다. 마음에 든다.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만족했다.
좋지 않은 팀의 현재 상황에 에르난데스는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반등을 자신한 그는 팬들에게 ‘지지’를 부탁했다. 에르난데스는 “시즌 끝까지 믿어주고, (팬들이) 같이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 선수단 모두 싸울 것이며 이겨낼 것이다. 안 좋은 상황을 좋게 만들려고 노력할 것이다. 선수단을 끝까지 믿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