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윤 웨슬리퀘스트 상무는 수년간 한국 프로스포츠 컨설팅 업무를 담당한 전문가다. 스포츠 분야에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을 분석하는 프로젝트를 오랫동안 한 김 상무는 현재 명지대 기록분석전문대학원에서 겸임 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프로야구 뉴미디어 발전 전략 설계, 프로축구 30주년 비전전략 수립, 프로배구 10주년 비전 전략 수립, 프로농구 데이터 기반 마케팅 총괄 업무 등을 했다.
빅데이터와 마케팅은 상당한 연관성이 있다.
김정윤 상무는 "데이터는 고객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도구"라고 강조한다. 그는 이어 "실무자가 마케팅을 할 때 자기중심적으로 설계하는 실수를 범한다. 구단 기념품을 만들면 탁상 달력, 우산을 만들려고 한다. 그런데 요즘 MZ세대 중 누가 그런 걸 좋아하나. 데이터를 통해 본인이 아닌 고객이 좋아하는 것을 구분하고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우리 주변에 각종 데이터가 넘쳐난다. 김정윤 상무는 "신호(Signal)와 소음(Noise)을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꼭 필요한 품질 높은 정보를 걸러내고, 이를 통한 의사결정이 이뤄져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에서 스포츠 시장이 가장 큰 미국 내 구단들은 Consider(티켓 구매 고려)→Evaluate(평가)→Buy(구매)→Enjoy(즐기기)→Bond(유대감)→Advocate(지지)로 이어지는 고객의 의사결정 프로세스에 기반해 모든 전략을 수립한다. 각각의 영역에서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분석한다.
김정윤 상무는 스포츠토토 7조 원의 거래, 경륜 경정은 2억 건의 거래와 4000억 이상의 구매 데이터를 분석했다. 프로 스포츠에서도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솔루션을 제공했다.
프로배구에선 최근 10년간 티켓 데이터와 서베이 데이터를 분석해 축적했다. 티켓 구매자의 연령, 성별, 연간 티켓 구매 횟수 및 금액, 자주 찾는 경기장 등의 정보를 수집했다. 김정윤 상무는 "경기당 티켓 판매 목표 매출액을 설정하면 좌석별 가격을 책정하는 하는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물론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요를 예측해 수립한다"며 "특정 좌석은 가격을 올리고, 일부 좌석은 낮추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프로스포츠는 자생하기 쉽지 않다. 티켓 판매나 선수 이적, 중계권료 등 수익이 제한적이다. 미국처럼 100만원 이상 고가의 티켓 판매 정책을 유지하기도 쉽지 않고, 경기장 규모도 적어 티켓 판매를 통한 수입이 많지 않다.
프로 스포츠 구단의 가치 창출 영역은 스포츠, 비즈니스, 사회적 영향 세 가지다. 이 요소가 균형 있게 잘 어우러져야 한다. 그러나 김정윤 상무는 "한국은 여전히 승리 지상주의, 즉 스포츠 가치를 최우선으로 한다"며 "아무리 많이 우승해도 모기업에 이익을 가져다주거나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의 발달로 모기업의 광고 효과도 예전보다 줄어들었다고 한다.
김정윤 상무는 "구단의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해 관중 증가와 매출 확대 방안을 고민했다. 그러나 티켓을 아무리 많이 팔아도 프로 스포츠의 비즈니스 가치는 떨어지는 것을 확인했다. 결국 모기업과 스폰서가 구단에 투자하도록 광고 이상의 효과를 입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령 프로배구 타이틀스폰서 도드람은 최근 한국도로공사에서 페퍼저축은행으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한 박정아와 연계한 MD 상품을 내놓아 완판했다. 김정윤 상무는 "팬들이 몰려 도드람 사이트가 처음 다운됐다"며 "고객 분석 과정을 통해 티켓 판매뿐만 아니라 MD 상품 판매 수익과 효과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고 광고 효과도 얻는 것이다. 이를 통해 모기업과 스폰서의 투자를 늘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