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선수들에 대한 영국 프리미어리그(PL) 구단들의 관심이 뜨겁다. 유럽 무대에서 맹활약한 김민재(27·SSC나폴리)·이강인(22·RCD마요르카)은 시즌 종료가 다가오자 연일 PL 이적설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김지수(19·성남FC)까지 브렌드포트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방출설'에 휩싸인 PL 소속 한국 선수도 있다. 바로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황희찬(27)이다.
지난 17일(한국시간) 울버햄프턴 지역지 익스프레스&스타는 울버햄프턴의 이번 여름 과제에 대해 언급했다. 매체가 먼저 주목한 부분은 바로 ‘선수단 정리’다.
울버햄프턴은 2022~23시즌을 앞두고 브루노 라즈 전 감독에게 힘을 싣고자 대대적인 영입에 나섰다.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울버햄프턴은 올 시즌에만 영입 30건을 기록했다. 이때 발생한 이적료는 약 1억 7700만 유로(약 2556억 원)인데, 2022~23시즌 PL 전체 8위다. '갑부 구단' 맨체스터 시티보다 400억 원 더 지출했다.
특히 울버햄프턴은 슈퍼에이전트 호르헤 멘데스(포르투갈)와의 좋은 관계를 이용, 포르투갈의 유명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PL 중위권을 전전한 팀에 포르투갈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합류한 배경이다. 2022~23시즌 선수단 중 10명이 멘데스 에이전시 소속이다. 심지어 지난 시즌부터 팀을 이끈 브루노 라즈 감독, 시즌 중 부임한 훌렌 로페테기 감독 역시 마찬가지다.
문제는 성적이다. 울버햄프턴은 막대한 지출에도 18일 기준 PL 13위에 머물렀다. 이미 유럽대항전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시즌 성적(10위)보다도 낮은 순위로 시즌을 마감할 것이 유력하다. 매체는 바로 이 부분에서 울버햄프턴이 유럽축구연맹(UEFA) 재정적 페어플레이(FFP)를 위반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UEFA FFP는 지난 2015년 소위 ‘부자 구단’의 무분별한 이적료 지출을 막고자 도입한 제도다. 구단들은 이적료·연봉 등 지출 금액이 수익의 일정 비율을 초과하면 안된다. FFP를 지속적으로 위반할 경우 향후 벌금·승점 삭감 등 철퇴가 날아온다. 구체적인 수치는 구단별로 다르나, 쉽게 말해 이적료를 쓰기 위해선 그만큼 벌어들이는 수익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PL 중하위권 성적을 올린 울버햄프턴이 리그 중계권료 외 큰 수익을 벌어들이는 건 불가능하다. 결국 남은 방법은 선수 판매다.
매체는 다소 입지가 불안정한 라울 히메네스·조니 카스트로·다니엘 포덴세·라얀 누리가 방출 대상이라고 전망했다. 그리고 황희찬이 역시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황희찬은 울버햄프턴에서 2년간 주로 교체 선수로 활약했다. 확고한 주전은 아니었지만, 왕성한 활동량과 저돌적인 돌파로 꾸준히 기회를 받았다. 문제는 햄스트링 부상. 지난 시즌에도 꾸준히 기회를 받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좌절한 그는 이번 시즌에도 같은 부위 부상으로 쓰러졌다. 매번 경기력이 올라올 때마다 제동이 걸려 깊은 인상을 남기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구단과 황희찬의 계약기간은 2026년까지다. 기간이 많이 남은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이적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구단이 제대로 된 방출을 못 할 경우, 상대적으로 헐값에 황희찬을 판매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