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듀오가 세비야의 결승행을 이끌었다. 브리안 힐(22)과 에릭 라멜라(31)가 그 주인공이다.
세비야는 19일(한국시간) 스페인 세비야의 라몬 산체스 피스후안 경기장에서 열린 2022~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준결승 2차전 홈 경기에서 90분간 유벤투스와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앞선 1차전에서 1-1로 비긴 양 팀은 연장전에 돌입했다. 세비야가 연장 전반 5분에 팽팽한 승부를 깼다. 득점을 합작한 이들은 토트넘에서 온 힐과 라멜라. 힐이 왼쪽 측면을 허물고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 박스 안에 있던 라멜라가 헤더로 연결했고, 공은 그대로 골문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유로파의 왕’이라 불리는 세비야가 또 한 번 UEL 결승행을 확정하는 순간이었다. 세비야는 UEL 최다 우승팀이다. 총 여섯 차례 UEL 트로피를 들어 올렸으며 2010년대 들어서만 네 차례 우승했다.
일곱 번째 우승 도전을 이끈 이들인 힐과 라멜라는 토트넘 출신이다. 공교롭게도 둘 사이에도 얽힌 스토리가 있다.
라멜라는 2021년 7월 토트넘에서 세비야로 적을 옮겼다. 당시 토트넘의 왼쪽 측면은 손흥민이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었다. 토트넘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손흥민과 동갑내기인 라멜라 대신 힐을 데려왔다.
공교롭게도 둘은 맞트레이드 상대였다. 토트넘은 라멜라에 현금을 얹어 힐을 품는 ‘스왑딜’을 성사했다. 당시 세비야 소속이었던 힐은 레가네스, 에이바르 등에서 임대생 신분으로 활약했다. 세비야에서는 경쟁이 어려웠다.
토트넘에 입단한 힐은 출전 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다. 경쟁자가 손흥민이었던 탓이다. 토트넘은 힐을 성장시켜 미래의 주전 자원으로 활용하려 했지만, 그는 출전을 바랐다. 힐은 한 차례 발렌시아 임대를 다녀온 후 또 한 번 토트넘에서 주전 도약을 노렸지만, 녹록지 않았다. 결국 지난 1월 ‘친정’ 세비야에 임대생 신분으로 돌아왔다.
토트넘에서 손흥민을 넘지 못한 둘이 세비야의 결승을 이끈 셈이다. 다만 그간 토트넘을 떠난 선수 여럿이 우승을 맛봤다. 둘 역시 UEL 정상에 오를지 주목된다.
세비야의 상대는 조제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AS로마다. 무리뉴 감독의 로마는 지난 시즌 UEFA 유로파 콘퍼런스리그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올 시즌 2년 연속 유럽 대항전 우승에 도전한다. 공교롭게도 모리뉴 감독의 전 소속팀 역시 토트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