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현(33)이 49개 대회 만에 ‘무명의 반란’에 성공하며 SK텔레콤 오픈(총상금 13억원) 정상에 올랐다.
백석현은 21일 제주도 서귀포시 핀크스GC(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코리안투어 SK텔레콤 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3개를 묶어 2언더파 69타를 쳤다. 4라운드 합계 13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백석현은 캐나다 교포 이태훈(12언더파 272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백석현은 프로 데뷔 10년 만에 코리안투어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그는 이번 대회 1라운드부터 한 번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백석현은 주니어 때 태국으로 건너가 그곳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코리안투어에는 2014년에 데뷔하긴 했지만, 아시안투어와 일본투어를 주로 소화했다. 군 복무를 마친 후 코로나19 확산으로 아시안투어가 중단되자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KPGA 코리안투어를 뛰었다.
2021시즌 상금순위 56위, 2022년에는 60위, 지난해 93위를 기록하는 등 ‘백석현’이라는 이름은 그동안 코리안투어에서 도드라지지 못했다. 올해도 이번 대회 이전까지 4개 대회에서 두 번이나 컷 탈락했다.
백석현이 SK텔레콤 오픈 우승 상금으로 받은 2억6000만원은 이전까지 코리안투어 48개 대회 누적 상금(2억3051만원) 보다 많다.
우승 원동력은 퍼트였다. 그는 대회 중 인터뷰에서 “지난 2개 대회 난조가 퍼트 탓이었다. 이번에는 4m 이내 퍼트는 볼 대신 컵을 보고 쳤다. 대회 내내 이 방법을 쓰겠다”고 했을 정도로 퍼트에 한껏 자신감을 보였다. 3라운드까지 퍼팅 평균(per GIR)이 1.85였다.
4라운드에서도 퍼트로 초반 분위기를 다잡았다. 3번 홀(파4)에서 긴 파 퍼트를 넣으면서 상승세를 탔고, 4번 홀(파5)에서는 이글 퍼트를 넣어 기세를 올렸다.
백석현은 4라운드 13번 홀까지 4타 차 선두로 치고 나가며 낙승이 예상됐다. 그러나 17번 홀(파3)에서 이태훈에게 2타 차 추격을 허용했고, 18번 홀(파4)에서는 티샷이 오른쪽으로 말려 워터해저드에 빠지는 바람에 벌타를 받았다. 그 뒤에 이어진 세 번째 샷은 벙커에 빠졌다. 그러나 벙커 샷을 핀 50㎝ 옆에 붙이면서 짜릿한 우승을 기록했다.
백석현은 “그동안 한국 잔디에 적응을 하지 못해 퍼트에서 고전했는데, 적응하기까지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고 행복하다”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한편 디펜딩 챔피언 김비오는 최종합계 10언더파 274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아마추어 국가대표 송민혁도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최종일을 공동 선두에서 출발했던 베테랑 최호성은 4라운드에서 4타를 잃고 7언더파 277타로 공동 11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