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2·브라질)를 향한 발렌시아 팬들의 인종차별은 이미 경기 전 경기장 밖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급기야 비니시우스는 발렌시아 팬들과 직접 설전까지 펼쳤는데, 발렌시아 팬들은 경기장에 라이터 등을 투척하는 것으로 맞섰다.
발렌시아 팬들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발렌시아와 레알 마드리드의 경기를 앞둔 시점부터 이미 비니시우스를 향해 인종차별 구호를 외쳤다. 스페인 ABC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레알 마드리드 버스가 경기장에 도착한 뒤 비니시우스가 버스에서 내릴 때부터 근처에 모인 발렌시아 팬들의 인종차별 구호가 쏟아졌다.
풋볼에스파냐는 “경기를 앞두고 레알 마드리드 버스에서 내리는 비니시우스를 향해 ‘원숭이’라는 구호를 외치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고스란히 공개됐다. 이러한 노골적인 인종차별에도 경찰들은 그냥 서 있는 모습이 담겨 더 우려스러웠다”고 비판했다.
비니시우스는 곧바로 경기장으로 들어가 경기장 밖에서 논란은 없었지만, 경기 내내 이어진 인종차별 발언에 결국 폭발했다. 후반 23분 왼쪽 측면을 파고드는 과정에서 발렌시아 진영에 또 다른 공 하나가 들어왔고, 수비수가 이를 걷어내 드리블하던 비니시우스의 공을 정확히 맞힌 게 화근이 됐다.
주심이 수비수에게 옐로카드를 꺼내드는 사이 비니시우스는 골대 뒤편 발렌시아 관중들과 격앙된 설전을 펼쳤다. 비니시우스는 주심을 향해 관중을 가리키며 인종차별 행위를 당했다고 항의했고, 레알 마드리드 동료들까지 가세해 발렌시아 팬들과 설전을 벌였다. 발렌시아 선수들마저 비니시우스를 향해 인종차별을 가하는 팬들을 말리는 모습이었다. 가까스로 상황이 진전된 뒤에도 발렌시아 팬들이 경기장으로 라이터 등을 투척하는 게 중계화면에 고스란히 잡혔다.
이후 비니시우스는 경기 막판 상대 선수를 가격한 게 비디오판독(VAR)을 통해 확인돼 레드카드를 받았다. 발렌시아 팬들의 야유 속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그는 손가락 2개를 펼친 뒤 땅으로 떨어뜨리는 제스처를 취했다. 강등 위기에 몰린 발렌시아의 2부 강등을 기원하는 도발이었다. 이 과정에서 발렌시아 선수들과 또 다른 신경전까지 펼쳐졌다.
비니시우스는 경기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이번이 처음이거나 두 번째, 세 번째도 아닌 라리가에서는 일상화된 일”이라며 “라리가 사무국은 인종차별을 오히려 장려하는 것 같다. 브라질에서는 스페인을 인종 차별국가로 보고 있다. 나는 끝까지 인종차별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풋볼에스파냐는 “이미 지난 1월에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팬들이 비니시우스 인형에 목을 매다는 인종차별을 가했다. 그를 향한 인종차별을 독립된 사건들로 보기는 어렵다. 이 문제를 과연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전 세계의 눈이 스페인과 라리가에 쏠려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