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람보가 있다면 한국엔 마석도(마동석)가 있다. 우람한 체격에 손바닥으로 얼굴을 짝짝 갈길 때 나오는 타격감. ‘괴물 형사’를 표방하는 마석도의 세 번째 수사기를 담은 영화 ‘범죄도시3’이 오는 31일 개봉한다.
이 영화의 중심은 단연 마동석이다. 2017년 개봉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액션물로서는 이례적으로 688만 명의 누적 관객 수를 기록한 ‘범죄도시’ 때부터 마동석은 마석도 역으로 이 시리즈를 이끌고 있다.
한국에서 이만큼 액션으로 획을 그었던 배우가 있었던가.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하는 와중에 액션에서도 두각을 보였던 배우는 있었지만, 마동석처럼 필모그래피의 절반 이상이 액션으로만 채워진 배우는 드물다.
이제는 ‘카지노’로 더 유명해진 강윤성 감독의 상업 영화 데뷔작인 ‘범죄도시’ 1편은 마동석과 강 감독이 무려 4년여 동안이나 고심한 끝에 탄생했다. 마동석이 단순한 출연 배우가 아니라 작품의 시작 단계부터 관여했다는 뜻이다.
1편이 나왔을 때까지만 해도 ‘범죄도시’는 그렇게 기대 받는 작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언론 시사회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고, 시리즈물의 가능성이 열렸다. 팬데믹 이후 첫 1000만을 돌파한 ‘범죄도시2’에 이어 ‘범죄도시3’ 역시 언론 시사회 이후 분위기가 뜨겁다. 4편까지 제작을 끝낸 이 시리즈는 8편까지 계획돼 있다.
언론 시사회 이후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마동석은 “8편까지 계획돼 있지만 관객들이 원하면 시리즈가 더 나올 수도 있다고 본다”고 이야기했다.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계속해서 영화를 찍는 할리우드 스타 실베스터 스탤론처럼 마동석 역시 마석도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게 많다. 실베스터 스탤론 역시 ‘록키’, ‘람보’ 시리즈 등 자신의 대표작 제작에 직접 관여하며 영화사에 길이 남을 명 캐릭터를 만들어왔다.
‘범죄도시3’은 빌런을 두 명으로 늘렸다. 마석도는 금천서에서 광역수사대로 자리를 옮겼다. 이제 더 넓은 세계관 속에서 더 큰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된 셈이다. 빌런이 달라져도 통쾌한 마동석표 액션을 보여주기 때문에 지루함이 없다.
수사물이 유독 사랑받는 한국이지만 ‘공공의 적’ 강철중 이후 마석도만큼 꾸준히 시리즈를 이어가며 활약하는 형사는 없었다. 그만큼 마동석이 마석도를 통해 걷고 있는 길이 남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리즈 시작부터 함께한 마동석은 마석도 캐릭터에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갈아 넣었고, 이 전략은 성공했다. 자기 자신보다 자기를 더 잘 아는 사람도 없는 법이다. 마동석이 보여주는 마동석의 장기. 앞으로 이어질 ‘범죄도시’ 시리즈와 거기서 보여줄 마동석의 활약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