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인(23·삼성 라이온즈)이 흔들렸다. 3회 집중타를 허용하면서 데뷔 후 한 경기 가장 많은 피안타를 맞고 6점을 내줬다.
원태인은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해 4와 3분의 2이닝 13피안타 4탈삼진 6실점을 기록했다. 팀이 4-6으로 뒤처진 5회 말 2사 1·2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김대우에게 넘기고 내려갔다. 13피안타는 원태인이 2019년 데뷔한 이후 한 경기에서 기록한 최다 피안타다.
이날 경기 전까지 원태인의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시즌 7경기에 등판해 2승 2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했다. 뛰어나진 않아도 최근 3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했다. 선발 맞상대도 958일 만에 1군 선발 투수로 출전한 장원준. 매치업에서 원태인의 이름에 무게가 더 갔다.
실제로 초반 흐름도 나쁘지 않았다. 1회 3연속 안타를 맞긴 했지만,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무사 만루 상황에서 양석환을 파울 플라이로 잡았고, 2사 후에는 김재환에게 결정구 체인지업을 던져 세 번째 카운트를 잡아냈다. 호세 로하스에게 희생 플라이를 허용한 게 실점의 전부였다. 2회 말에도 내야안타 1개를 맞은 게 전부였다.
그런데 3회 밀려오는 두산 타선의 맹공에 무너졌다. 첫 타자 박계범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은 그는 이후 4연속 안타를 맞고 실점했다. 양의지와 양석환이 연속 안타로 출루했고, 후속 타자 로하스와 김재환에게는 왼쪽 담장을 맞는 대형 2루타를 연달아 허용했다. 좌익수 호세 피렐라가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 타구였다.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올라 분위기를 환기하려 했지만, 효과는 한 타석(허경민 3구 삼진)에 그쳤다. 두산은 2사 후 송승환이 다시 좌익수 뒤로 날아가는 대형 2루타를 터뜨려 끝내 역전을 이뤄냈고, 이유찬도 쐐기를 박는 좌익수 방면 적시타로 점수 차를 두 점으로 벌렸다.
4회는 막아냈지만, 원태인은 끝내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갔다. 5회 다시 마운드에 오른 그는 2사 후 또 흔들렸다. 허경민에게 안타를 맞았고, 다시 송승환에게 2루수 방면 내야안타를 내줘 실점 위기를 맞았다.
원태인을 믿었던 삼성 벤치도 결국 불펜을 조기 가동해야 했고, 그는 책임 주자 2명을 남겨놓고 마운드를 김대우에게 넘기고 이날 등판을 마무리했다. 김대우가 책임 주자 실점 없이 5회를 막으면서 추가 실점은 기록되지 않았지만, 6회 말 기준 점수를 뒤집지 못하면서 원태인의 시즌 3패 요건은 유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