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BO 프로야구 SSG랜더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23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4회 초 2사 만루 김민성이 만루 홈런을 치고 홈인하며 기뻐하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LG 트윈스 베테랑 김민성(35)은 올 시즌 여러 포지션을 돌고 있다. 지금껏 그래왔듯,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하게 제 몫을 하고 있다.
그런 김민성이 23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경기에서 제대로 한방을 터뜨렸다.
김민성은 1-1로 맞선 4회 초 2사 만루 0볼-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SSG 선발 오원석의 시속 127km 체인지업을 잡아당겨 비거리 105m의 역전 만루 홈런으로 연결했다. 지난해 9월 25일 같은 장소에서 연장 10회 초 결승 그랜드슬램을 날린 뒤 240일 만의 같은 장소에서 개인 통산 5번째 만루 홈런(시즌 2호 홈런)을 기록했다.
김민성의 결승 홈런을 앞세운 LG는 '공동 선두' SSG를 9-1로 격파하고 26일 만의 단독 선두(26승 14패 1무)로 뛰어올랐다. 2023 KBO 프로야구 SSG랜더스와 LG트윈스의 경기가 23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렸다. 4회초 2사 만루 김민성이 만루홈런을 치고 홈인하자 염경엽 감독이 웃으며 주자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인천=김민규 기자
김민성은 환한 미소로 맞이한 건 염경엽 LG 감독이었다. 김민성은 격한 세리머니로 화답했다. 그는 "감독님이 손을 내밀고 계시길래 나도 흥분한 나머지 너무 세게 치지 않았나 싶다. 다음에 홈런 치면 또 (강하게 하이파이브를) 할 거다"며 "(넥센 히어로즈 시절부터) 홈런을 치고 돌아오면 모든 선수들이 조금 격하게 반응했던 게 아직 남아있다"고 웃었다. 올 시즌 새롭게 LG의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감독은 지난해 92경기에서 타율 0.207에 그친 김민성의 부활을 약속했다.
김민성은 올해 타율 0.261, 21타점, 16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타점(20개)을 이미 넘어섰다.
김민성은 "요즘 정말 행복하다"고 했다. 경기 출장이 늘어나면서다.
그의 주포지션은 3루수다. 하지만 타율 0.308을 기록 중인 신예 문보경이 지난해부터 LG의 핫코너를 지키고 있다.
김민성은 내야 멀티 플레이어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2루수로 120이닝(선발 16경기), 유격수로 111이닝(14경기)이 나섰다. 또한 3루수로 25이닝(2경기), 1루수도 19이닝(1경기) 맡았다. 오지환이 부상으로 이탈하자 유격수로 안정감을 보여줬고, 서건창이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가자 최근 주전 2루수로 나서는 중이다.
김민성은 "스프링캠프부터 매일 꾸준하게 여러 포지션을 돌며 수비 펑고를 받고 있다"면서 "아무래도 수비 범위나 송구를 고려하면 유격수가 가장 어렵다. 모든 유격수가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3루수로 선발 출장하니 살짝 어색하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선수는 그라운드에 뛰는 게 최선이다. 본의 아니게 주전을 맡고 있는데 시즌 중후반에는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경계하며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