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책을 맡은 문정원. 사진=KOVO 여자 배구 대표팀 문정원(31·한국도로공사)은 오는 30일부터 열리는 국제대회 '2023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서 리베로로 변신한다.
문정원의 주 포지션은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다. 하지만 세자르 에르난데스 대표팀 감독과 한유미 코치는 전문 리베로 뺨치는 문정원의 수비력을 주목했고, 이번 VNL에 출전할 선수들을 구성하며 그를 리베로로 선발했다.
다른 리베로 한 명은 IBK기업은행 소속 신연경이다. 만약 신연경을 주전으로 두려고 했다면, 굳이 백업으로 주 포지션이 공격수인 문정원을 뽑지 않았을 것이다.
문정원은 2022~23시즌 V리그 여자부에서 총 35경기에 출전, 리시브 효율 56.94%를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2위에 올랐다. 문정원보다 높은 기록을 남긴 선수는 59.85%를 기록한 전문 리베로 임명옥뿐이다. 신연경은 4위 기록인 50.00%.
한국 여자 배구는 지난해 VNL에서 12전 전패를 당했다. 상대 팀 강서브에 흔들린 탓에 세터가 정확한 토스를 줄 수 없었고, 공격 정확도가 떨어지는 악순환을 겪었다. 이 대회에서 주전 리베로 나선 한다혜는 리시브 효율 38.42%를 기록했다. 풀타임으로 뛴 경기 중 도미니카 공화국전 한 번만 50%를 넘겼다.
서브 리시브는 공격의 시작이다. 문정원보다 순발력이 뛰어나고 디그(상대팀 서브 외 공에 대한 수비)를 잘 하는 리베로는 많다. 하지만 서브 리시브 안정감은 현재 문정원이 최고다. 우리 나이로 서른여덟 살인 임명옥은 대표팀 세대 교체 기조와 맞지 않는다. 문정원은 서브도 좋은 선수다. 공격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려도 있다. 문정원도 그동안 주전 리베로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았다. 주 임무가 리시브인 경기를 치러본 적은 없다. 전위에서는 언더 토스만 할 수 있는 리베로 전용 룰도 몸에 익숙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리베로 문정원은 이번 VNL 한국 대표팀의 키플레이어다. 문정원은 지난 22일, 1주 차 개최지인 튀르키예로 출국하기 전 “'리베로가 문제였다'라는 말은 듣고 싶지 않다”라며 투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