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방송된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이하 ‘편스토랑’)에서는 박정수가 편셰프로 첫 출격했다. 살림 경력만 50여 년이라는 박정수는 연예계 소문난 미식가이자 요리 고수. 최초 공개된 박정수의 일상과 살림 실력, 요리 취향은 반전 그 자체였다. 다양한 작품에서 보여준 K엄마 혹은 매서운 시어머니 이미지와는 반대되는 ‘트민할’(트렌드에 민감한 할머니)였던 것.
이날 공개된 박정수의 하루는 햇살과 함께 시작됐다. 흰 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등장한 박정수는 햇살 속에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만끽했다. 한 편의 CF 같은 그림에 감탄이 쏟아진 가운데 박정수는 본격적인 아침 식사 준비에 돌입했다. 모두들 구수한 된장찌개와 맛깔스러운 나물이 나올 것이라 예상했다. 하지만 박정수의 아침 메뉴는 유럽 브런치 스타일이었다.
박정수는 냉장고에서 전날 생크림에 재워둔 부라타치즈를 꺼내 올리브 오일과 통후추를 뿌렸다. 우아한 칼질로 부라타치즈를 썰어 맛본 박정수는 킹스베리를 꺼내 양손으로 잡고 먹었다. 순간 ‘편스토랑’ 식구들은 MZ세대 대표주자인 아이브 멤버 장원영의 딸기 양손 먹방을 떠올렸다. 은근 닮았다는 말에 박정수는 “입가에 주름이 있어서 나는 할머니”라고 호쾌하게 받아쳐 웃음을 줬다.
박정수는 ‘트민할’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여러 특별한 레시피를 소개했다. 먼저 박정수는 연어에 딜, 레몬제스트 등을 넣어 숙성한 연어 그라브락스를 꺼냈다. 건강에 좋은 연어를 특유의 냄새 없이 즐기기 위해 레시피를 찾아봤다는 박정수는 비트를 통으로 갈아 넣어 레시피를 업그레이드했다. 덕분에 탱글탱글 식감과 색감까지 잡은 연어 그라브락스가 탄생했다.
이어 박정수는 국거리용 양지머리로 스테이크를 만드는 마법을 보여줬다. 바로 다시마가루로 드라이에이징을 한 것. 박정수는 3등급 소고기 양지머리에 다시마가루를 듬뿍 바른 후 5일~7일 정도 숙성했다. 이후 다시마가루를 벗겨내고 스테이크처럼 구웠다. 박정수는 “오래 먹을 수 있고 기름이 적어 건강에 좋다. 저등급 고기라 가격이 싼데 맛은 업그레이드됐다. 가성비가 좋다”고 말했다.
박정수는 연어 그라브락스와 다시마숙성스테이크를 예쁘게 플레이팅했다. 박정수는 “15년 공백기 후 엑스트라부터 다시 시작했다. 앞만 보고 달렸는데 문득 ‘내일 안 깼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세월을 지내왔기 때문에 언젠가는 내가 나를 사랑하며 살아야지 생각하면서 산다”며 “나이가 들수록 도전할 용기가 없어진다. 그럴 필요 없다. 하면 다 된다”고 말해 감동을 선사했다.
그렇다고 박정수가 트렌디한 요리들만 보여준 것은 아니었다. 박정수는 자신과 달리 한식을 좋아하는 남편 정을영 감독을 위해 늘 다양한 밑반찬과 건강식들을 만들어 놓는다고. 박정수의 냉장고에는 13첩 밑반찬을 시작으로 밥을 좋아하지 않는 남편의 속을 든든하게 채워줄 곡물셰이크, 남편의 건강에 좋은 초마늘 등도 자리 잡고 있었다. 살림 경력 50여 년의 내공이 빛났다.
한편 이날 스페셜MC로 출격한 배우 이채민이 박정수의 아들 정경호의 미담을 공개해 훈훈함을 자아냈다. 이채민은 정경호에 대해 “뵐 때마다 말도 걸어 주시고 웃음도 많이 주셨다. 다음에도 꼭 뵙고 싶은 선배님이다. 남자가 봐도 설렌다”고 말했다. 이에 박정수는 흐뭇해하면서도 “이제 내 칭찬을 해달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