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어거즈가 선발 로테이션 순번에 변화를 줬다. 변수를 호재로 만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KIA는 오는 30일 홈구장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KT 위즈와의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 선발 투수로 이의리를 예고했다.
KIA는 양현종-숀 앤더슨-윤영철-이의리-아도니스 메디나 순으로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고 있다. 앤더슨이 지난 28일 LG 트윈스전에 던졌으니, 30일 KT 3연전 1차전은 윤영철이 나서는 게 맞다.
하지만 김종국 KIA 감독은 이의리의 등판을 하루 당겼다. 이유가 있다. 이의리는 지난 25일 등판한 한화 이글스와의 대전 원정에서 공 22개만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2회 말 무사 1루에서 상대 타자 김인환에게 던진 포심 패스트볼(직구)이 헬멧을 강타한 것. 이의리는 헤드샷 규정에 따라 바로 퇴장을 당했다.
이의리는 김인환과 한화 코칭 스태프를 향해 연신 고개를 숙였다. 다행히 어지럼증으로 병원에 갔던 김인환은 CT 촬영 결과 다른 이상 소견을 받지 않았다.
KIA 코칭 스태프는 이의리의 투구 수(22개)가 적었던 점을 고려, 원래 등판 예정이었던 31일 KT 2차전이 아닌 하루 앞선 1차전에 내세우기로 결정했다.
2021시즌 데뷔한 이의리는 통산 7번, ‘4일 휴식’ 뒤 등판하는 일정을 소화했다. 평균자책점(3.58)도 나쁘지 않았다.
문제는 사구 후유증이다. 이의리는 25일 한화전에서 데뷔 처음으로 헤드샷 규정 관련 퇴장을 당했다. 자신의 공이 타자 헬멧에 맞는 순간 당황한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이의리에게 30일 KT전 투구 포인트는 등판 간격이 아닌 멘털 관리다.
이런 이유로 윤영철은 ‘4일 휴식’ 뒤 등판을 피했다. KIA 코칭 스태프는 아직 신인 선수인 윤영철의 휴식과 투구 수 관리를 철저하게 해주는 편이다. 하지만 다른 선발 투수의 루틴까지 깰 순 없다. 윤영철도 일주일에 두 차례 등판하는 일정을 경험할 필요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의리가 22구 만에 마운드를 내려오는 변수가 생겼다. 이의리의 투구 내용을 떠나, 윤영철은 부담을 덜게 됐다.
다만, 윤영철도 하루 더 휴식을 취하는 게 어떻게 작용할지 장담할 수 없다. 그는 5일 휴식 뒤 나선 4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1.37, 6일 이상 등판 간격이 벌어진 2경기는 3.27을 기록했다.